[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블랙 먼데이로 인한 증시 쇼크가 지나가면서 국내 증시가 소폭 반등했지만, 미국 정치학적 리스크나 인공지능(AI) 산업 투자 지속성 여부 등 여러 변수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해당 변수들은 9월~11월경 해소될 것이고, 그전까지 국내 증시는 레벨 다운된 상황에서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4.08.09 stpoemseok@newspim.com |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4일(현지 시간)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예정돼 있다. 시장 전망치는 2.9%로, 이는 전월(3.0%) 대비 0.1%포인트(p) 낮은 수치다.
이 밖에도 미국 7월 생산자물가지수, 미국 7월 소매 판매, 미국 8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등 여러 실물 경제 지표들이 잇달아 발표된다. 전문가들은 경제 지표 발표가 시장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7월 소매 판매와 산업 생산 지표가 전월 대비 각각 0.3%와 0.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 경기에 대한 의구심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 지표 발표 이후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도 시장에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사업 부문의 성장이 더딘 데다,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도 보유 중인 애플 주식의 절반을 매각하면서 AI 산업에 대한 투자 지속성에 물음표가 붙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반도체 테마에 대한 벨류에이션 조정이 국내 증시 급락의 주요한 요인이었다"며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탓에 반도체 산업은 여전히 증시 상단을 제한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의 정치학적 불확실성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연구원은 "미국 대선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우위를 보였으나, 오차범위 내 박빙의 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새 정부의 정책 기조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은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수 탓에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당분간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지금 시장에 내재한 변수들은 9월~11월쯤에 해소될 것이고 주식시장은 이전 상승 국면 대비로는 레벨다운 된 상황에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장기적으로 보면 국내 증시는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전까지 그 흐름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중론 vs 저점매수 기회...증시 향방 '오리무중'
다만 단기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린다. 경제 지표가 발표되기 전까지 신중론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한편, 현재 수준이 저점매수의 기회라는 분석도 제기되면서다.
김영환 연구원은 "미국 경기가 점차 둔화하고 있지만, 향후 경기 궤적이 경착륙일지 연착륙일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미국 실업률의 경우도 지난달 기록한 4.3%가 역사적으로 높지는 않았지만, 최근 상승 폭이 과거 경기 침체 전 상황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속단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미국 실업률이 지속 상승한다면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어느 한쪽을 확신할 수가 없으므로, 경계심을 갖고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고용보고서 등 경제 지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침체로 접어들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며 "9월 이후에는 금리 인하 시작으로 인한 실질적 경기 모멘텀 개선도 가능할 것이므로 지금 낮아져 있는 주식시장 레벨은 매수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황준호 연구원도 "미국 반도체 섹터의 반등에 따라 국내 반도체 기업의 반등세도 기대된다"며 "실적이 견조하거나 낙폭이 컸던 부분을 중심으로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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