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신한은행이 지난 9일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10년간 금리가 고정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하면서 장기물 고정금리형(주기형) 상품이 업계로 확산될 지 관심이 쏠린다. 10년 고정금리 주담대 안착의 관건은 대출 수요가 어느 정도 이어지느냐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선 금리 변동 리스크를 줄이고 금리 선택권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굳이 장기 고정형 주담대 상품을 선택하겠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10년 주기 고정금리형 주담대를 2000억원 규모로 출시했다. 신한은행 10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연 3.38~5.39%로 책정됐다. 5년 주기형 금리인 연 3.28~5.29%보다 하단 기준 0.1%p 높다. 신한은행은 안정적인 재원 조달을 위해 오늘 13일 300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부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예정이다.
10년 주기형 주담대는 최장 5년인 고정금리 기간을 두 배로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5년 주기형 주담대보다 금리가 0.1%p 높지만, 장기간 금리가 고정되기 때문에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시장금리의 급격한 변동 위험을 긴 기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금리 예측이 가능해 대출 원리금의 안정적 상환이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10년 주기형 주담대 출시로 고객에게 금리 선택권을 넓힌 상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고객들은 금리 선택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금리 변동 리스크를 줄여 장기 자금 계획을 안정적으로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10년 고정금리 주담대 상품이 업계로 확산될 지는 미지수다. 금리상승기도 아닌 금리인하기에 대출자들이 현 금리를 10년 이상 유지하려 할지는 의문이기 때문이다. 오는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스텝(금리 0.5%p)을 밟고 한국은행도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출자들의 변동금리 선호 현상은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리인하기에 10년 고정형 주담대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한은행의 10년 주기형 주담대 규모는 2000억원인데 최근 주담대 개별 취급액을 고려하면 평균 400명 정도 대출이 가능한 수준이다. 신한은행은 10년 주기형 주담대 대출 수요를 보면서 향후 추가로 장기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설 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은행들 입장에서 10년 주기형 주담대 상품에 드라이브를 걸 유인도 크지 않다. 대부분 은행들이 올해 들어 주기형 주담대를 대폭 늘리면서 당국이 제시한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은행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들은 커버드본드 발행을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KB국민은행은 총 3000억원(5년물 2000억원·10년물 1000억원) 규모 주택금융공사 지급보증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국민은행의 경우 10년 주기형 주담대 출시에 대해서는 현재 내부 논의 중이다.
하나·우리·NH농협은행도 커버드본드 발행이나 10년 주기형 주담대 상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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