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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간 2000억 투자자 찾는 티메프…성공·실패 시나리오

기사등록 : 2024-08-1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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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S 실패 시 법원 회생절차 돌입
P플랜 가능성…채권단 동의 하 투자자 필요
법원 회생 절차 기각 가능성도…파산 불가피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티몬·위메프(티메프)가 오는 30일 채권단과 2차 협의회를 갖고 자율 구조조정(ARS) 절차를 이어 나간다. 투자가 필요한 금액만 양사 합쳐 2000억원 이상으로 발표돼 업계에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극적으로 투자 유치에 성공할 경우, 티메프는 큐텐그룹을 떠나 완전히 새로운 경영 환경에 놓일 기회를 얻게 된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티몬, 위메프 등 큐텐 계열사의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진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티몬 사무실에서 피해자들이 환불을 기다리고 있다. 2024.07.26 choipix16@newspim.com

◆ '투자 유치'가 핵심…아직 투자처는 없어

14일 업계에 따르면 티메프는 전날 오후 회생절차협의회를 통해 채권단과 첫 논의를 마쳤다. 협의회에서는 티메프가 법원에 제출한 자구 계획안이 공개됐다. ▲회사 정상화 방안 ▲소액 채권자 우선 변제 계획 ▲변제안 ▲자율 구조조정 절차 진행 계획 등의 내용이 담겼다.

티메프가 외부 투자 유치를 받아야만 자구 계획안이 현실에 적용될 수 있게 된다.

채권단이 자구 계획안을 탐탁지 않아 하면서도 2차 협의회 날짜를 잡은 이유도 투자를 받을 경우, 대금을 정상적으로 받을 확률이 그나마 가장 높아서다.

2차 협의회가 오는 30일로 예정되면서, 투자 유치 시한은 보름가량 남았지만 아직 투자자는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다. 전날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논의 중에 있다", "이번 주에도 계속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몇몇 접촉하는 투자자는 있지만 아직 투자 의사를 표시한 투자자는 없다는 뜻이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티메프 미정산 사태' 류화현 (오른쪽)위메프 대표이사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서 열린 기업회생 심문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4.08.02 leemario@newspim.com

◆ ARS 결렬 시 회생 절차 가능성↑…기각 시 '파산' 불가피

투자자를 유치해 ARS에서 티메프와 채권단이 극적으로 합의하느냐에 따라 티몬과 위메프 양사의 운명은 완전히 달라진다.

ARS가 '합의'로 끝날 경우, 티메프는 법원의 회생 절차를 피하게 된다. 추후 이들은 투자처로부터 투자의향서를 접수한 뒤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다만 투자를 받더라도 시장에서 신뢰를 잃은 티메프가 추후 3년간의 자정 노력을 통해 다시금 영업 활동을 전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 때문에 결국 ARS는 '결렬'로 종료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경우 법원은 이르면 오는 30일, 혹은 ARS가 종료되는 다음 달 2일부터는 회생 절차를 위한 심사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ARS 프로그램이 3개월까지 연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를 찾기 위한 시간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ARS가 종료되더라도 곧바로 회생 절차에 돌입하는 것은 아니다. 통상적인 회생 절차가 아닌 사전 회생계획안(P플랜)이 가동될 수도 있다. P플랜은 채권자 절반이 동의하면 개시되는 것으로, 회생 절차 신청과 동시에 혹은 회생 절차 개시 이후 신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채무자와 채권자가 협의를 통해 회생계획안을 마련한 뒤 법원에 회생을 신청하는 방식이다.

다만 P플랜도 신규 투자 또는 지분·자산 매각을 통한 채무 변제의 가능성이 존재할 때 가동된다. 이 때문에 투자처가 없다면 채권자가 P플랜에 동의할 가능성은 적다. 이 경우 통상적인 회생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법원에서 회생 절차를 기각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티메프는 파산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티메프 피해자 집단소송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심' 심준섭 변호사는 "(ARS 성공 확률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며 "채권자 만장일치로 종료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 변호사는 투자자가 현단계에서 투자를 할 가능성은 적다고도 내다봤다. 그는 "통상적으로 ARS 단계에서 (투자가)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회생으로 넘어오고 나서 채권을 깎고 그 상태로 인수합병이 일어나기도 한다"라며 "잠재적 인수자들이 그 상태를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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