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금융당국이 9월 1일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등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잡기 위한 규제 강화에 돌입했다. 은행권 역시 잇단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대출금리 인상에 이어 다주택자 대출 제한 확대 등 추가 대책을 검토중이다. 당국과 금융권은 가계대출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DSR 적용 범위 확대 등 보다 강력한 조치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21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가계부채 증가추이 및 부동산 시장 상황 등에 따라 필요할 경우 추가조치를 검토,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9월 1일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이후에도 가계대출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더 강한 규제를 도입하겠다는 의미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사진은 서울 시중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2022.03.25 pangbin@newspim.com |
◆ 4개월만에 19조원 '급증, 당국 "스트레스DSR 효과 기대"
최근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는 심각한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4조1000억원이 증가하며 석달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5월 5조4000억원, 6월 4조4000억원, 7월 5조3000억원 등 4개월만에 19조2000억원이 늘었다.
한국은행 조사에서도 지난 2분기 기준 가계신용은 189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역대 최대치다. 이중 가계대출이 1780조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13조5000억원이나 늘어났으며 특히 주담대가 1분기만에 16조원 늘어나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스트레스 DSR 도입 후 수도권 1.2%p, 비수도권 0.75%p의 스트레스 금리 적용으로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만큼 가계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스트레스 DSR이 실제 대출금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과 최근 집값 상승세를 고려하면 한도 축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실수요자 및 투자자가 부동산 시장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에서 실효성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9월 1일 이후 6억원 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할 때 최대 5000만원 가량이 줄어든다. 감소 효과가 없지는 않겠지만 최근 급증한 수준을 생각하며 드라마틱한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주택자 대출 제한 확대 검토, 부동산 쏠림 현상 변수
이에 은행권에서는 추가적인 대출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은 가계대출 상승세를 막기 위해 최근 연달아 금리를 인상했는데, 9월 이후에도 추가적인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반응이다. KB국민은행은 최근 2주동안 다섯차례나 대출금리를 올린바 있다.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용산구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핌DB] |
다만 변동금리 산정지표인 코픽스가 떨어지고 기준금리는 동결된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대출금리를 올리는 건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은행들은 우대금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는데, 우대금리 폭을 모두 삭제한 이후에는 추가적인 인상 요인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추가 방안으로 다주택자(2주택 이상) 주담대 제한 확대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 목적의 대출을 막아 상승세를 낮추자는 취지로 KB국민은행이 지난달말부터 선제적으로 시행중이다.
2단계 스트레스 DSR에 은행들의 추가적인 대출금리 인상, 그리고 다주택 대출 제한까지 이어진다면 가계대출 상승세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높은 취득세와 종부세로 인해 최근 부동산 시장에 투자 목적 자금 유입 비중은 크지 않다는 반론도 있어 결과 예측이 쉽지 않다.
금융당국은 잇단 규제에도 가계대출 상승세가 잡히지 않는다면 DSR 적용 범위 확대 등 추가 조치 필요성을 거론하면서도 엄정한 상환능력 심사 등 은행들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가 최우선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부담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흔들리면서 결국 믿을 건 부동산뿐이라는 인식이 확대되는 게 주담대가 늘어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본다"며 "가계대출 관련 규제와 함께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대책도 추가로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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