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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 노조갈등 봉합 시동...경쟁력 강화 '기대'

기사등록 : 2024-08-2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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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수 대표, 강경대응에서 협력으로 전환하나
쿠팡 점유율 상승 속 CJ대한통운의 경영 전략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CJ대한통운은 택배노조 등과 협의해 주 7일 배송,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동안 노조 리스크로 골머리를 앓던 CJ대한통운이 택배노조와의 관계 회복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업계 안팎에선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의 리더십이 바탕에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노조와의 지속적인 관계 개선을 통해 CJ대한통운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3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최근 택배대리점, 택배기사, 택배노조 등과 함께 '택배서비스 혁신을 위한 공동선언'을 진행했다. 주 7일 배송 서비스와 수입 감소 없는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선언에서 주목할 점은 택배노조가 자발적으로 협력했다는 점이다. 택배노조는 과거 수차례 파업을 벌였고, 2022년에는 3주 동안 CJ대한통운 본사를 점검하는 등 회사 및 대리점과 깊은 갈등을 겪은 바 있어서다.

[고양=뉴스핌] 윤창빈 기자 = 신영수 한국통합물류협회 회장이 지난 6월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14회 국제물류산업대전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신영수 대표의 리더십이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평가한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월 신영수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강신호 전 대표가 CJ제일제당으로 복귀하면서 생긴 변화다.

1990년 제일제당에 입사한 신영수 대표는 제일제당 생물자원사업본부장, 피드 앤 케어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2020년 CJ대한통운 택배·이커머스 부문 대표를 지낸 후 지난해부터 CJ대한통운 총괄대표직을 맡기 전까지 한국사업부문 대표직을 맡은 바 있다.

신 대표는 택배노조와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택배노조와 분쟁이 발생했을 때 대리점장과 택배기사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강경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지난 2월 택배노조와 직접 교섭을 합법적이라고 본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에 신 대표 부임 이후 택배노조와의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했다. 이미 택배노조와의 갈등이 상당했던 CJ대한통운이 이들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된다면 회사 경쟁력 확보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의 우려와 달리 신영수 대표는 택배노조와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갈등 해결 신호탄을 만들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CJ대한통운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으로 물량 이동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택배 근로자들도 기업만큼 불안감이 컸을 텐데 신영수 대표가 슬기롭게 대처한 것"이라며 "배송일을 확대하면서도 수입 감소 없는 주 5일 근무를 도입함으로써 기업은 택배 물량이 늘고, 근로자들은 휴식도 확대되는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택배사들은 쿠팡의 등장으로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었다. 다음날 배송하는 로켓배송 때문에 소비자들이 쿠팡에 몰리면서 다른 이커머스가 타격을 입었고, CJ대한통운을 비롯한 택배사들의 물량도 줄어든 것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쿠팡은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를 통해 2022년 12.7%였던 점유율을 지난해 8월 기준 24.1%까지 급상승시켰다. 이 기간 CJ대한통운 시장 점유율은 40%에서 33.6%로 하락했다.

이번 선언으로 CJ대한통운도 매일 배송이 가능해지자 업계에선 쿠팡과의 점유율 격차를 다시 벌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CJ대한통운은 신세계그룹과의 협업으로 G마켓 익일 배송 서비스 '스마일배송' 물량을 전담하고 있어서다. 쿠팡을 찾던 고객들이 G마켓과 네이버쇼핑 등으로 이동하면 해당 이커머스의 택배 배송을 맡은 CJ대한통운이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의 공동선언으로 쿠팡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기회로 택배노조와의 관계도 개선한다면 CJ대한통운은 노조 리스크 해소 효과까지 챙기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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