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4-08-27 08:00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을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법리를 포함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에 회부했다. 150~300명의 수심위 심의위원 중 무작위 15명을 추첨해 이들의 의견을 구해보자는 것이다. 검찰은 수심위 의견을 존중하되, 반드시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해 검찰의 무혐의 결론이 나온 상태다.
수심위 결론에 따라 김 여사 명품백 사건이 차기 검찰총장까지 넘어갈 수 있다. 심의위원 소집 작업을 최대한 서두른다고 해도 9월 초에나 수심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장의 임기는 9월 15일. 수심위에서 김 여사에 대한 결론이 불기소로 나오면 이 총장은 임기종료와 함께 해당 사건은 그대로 종결된다. '검찰 결론=수심위 결론'이다.
심의위원이 누군지 알 수 없다. 위원장을 맡은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이 대검찰청에서 추첨 기계를 이용해 위원을 선정한다. 수심위는 공정성과 객관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법조계와 학계, 시민단체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 중 무작위 추첨으로 15명이 선정된다. 2018년 문무일 전 검찰총장 시절 첫 도입된 수심위 제도는 현재까지 15건 열렸다. 이 중 11건에 대해 검찰은 수심위 권고대로 처분했다. 이번 김 여사 명품백 사건처럼 검찰총장 직권으로 소집된 수심위의 경우도 검찰은 대체로 수심위 결론을 받아들였다.
수심위는 국민이 참여한다는 측면에서 국민참여재판과 유사하다. 2008년부터 시행된 국민참여재판은 만 20세 이상의 국민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들이 형사재판에 참여해 유·무죄 평결을 내리는 형태의 재판이다. 배심원의 유죄·무죄 평결과 양형 의견은 수심위처럼 '권고' 성격이지, 법적인 강제성은 없다. 배심원 평결과 다른 선고를 할 경우에는 판사가 피고인에게 배심원의 평결 결과를 알리고, 평결과 다른 선고를 한 이유를 판결문에 자세히 밝혀야 한다.
공직자의 배우자가 명품백 등을 받아도 되느냐, 안 되느냐를 가리는 역사의 기로, 수심위 결론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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