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정부가 전기차를 제작할 때 배터리 안전성을 사전에 인증하는 '전기차 배터리 인증제'를 다음 달부터 조기 시행한다. 또한, 실시간으로 전기차 배터리 상태를 감지·경고하는 기능인 '전기차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의 위험도 표준을 마련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전기차 화재에 대한 책임을 완성차 회사에만 지우는 것에 대해 배터리 회사에도 셀 단위 인증 등 일정 부분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무상 안심 점검 서비스를 매년 시행하는 등 전기차 안전 환경을 위한 정부 방침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 발표를 위해 브리핑실로 들어서고 있다. 2024.09.06 mironj19@newspim.com |
정부는 6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5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을 확정했다.
우선 당초 내년 2월 국내외 제작사를 대상으로 시행할 예정이었던 전기차 배터리 인증제는 올해 10월로 앞당겨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대국민 배터리 정보공개는 배터리 제조사와 제작기술 등 주요 정보까지 의무적으로 공개한다. 현재 공개 항목은 배터리 용량, 정격전압, 최고 출력인데, 추가로 셀 제조사, 형태, 주요 원료를 공개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충전사업자들은 재해보험에 가입해 있다"며 "그러한 상황에서 무과실 책임보험 가입 의무화는 과도한 '옥상옥' 보험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서초구청-서초소방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매헌시민의 숲 공영주차장서 전기차 화재 대응 합동 훈련을 연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전기차 화재 2차 진압을 위해 화재 차량을 보호포로 이동 시키고 있다. 2024.09.02 leemario@newspim.com |
이와 함께 국내외 주요 제작사가 시행 중인 차량 무상 점검을 매년 실시하도록 권고하여 배터리 안전관리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강화한다.
배터리 안전성 확보를 위해 전기차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기능을 개선하고, 운전자의 실사용을 늘려 화재 위험성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게 한다. BMS는 실시간으로 전기차 배터리 상태를 감지·경고하는 기능이다.
이호근 교수는 "PLC 충전기 보급 노력은 좋은 정책이지만 완속 충전기도 PLC 타입으로 바꾼다는 것은 반대한다"며 "전기차는 100% 충전이 되면 회로가 (충전을) 끊어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집에서 선풍기를 끄기 위해 변압기를 끊으면 더 좋겠지만 충전기가 과도한 전압을 넣어 화재가 난다고 증명된 경우는 거의 없다"며 "여기에 수천억 원을 들여 기존 완속충전기를 교체할 필요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 교수는 는 정부의 이번 대책에 대해 "(기본적으로) 체계적으로 잘 돼 있다"면서도 "배터리 셀 단위 인증이 필요하다. 지금 보면 전기차 화재에 대해서 모든 책임을 자동차 회사만 지우고 있는 느낌"이라고 총평했다.
이 교수는 "제어가 안 되는 (전기차) 화재는 배터리도 원인인 것은 분명하다. 배터리 회사는 완벽한 품질의 배터리를 공급했다고 뒷짐 지고 있는 모양새"라며 "자동차 회사가 배터리 각종 특성을 파악하고 안전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분명히 있다. 그래서 배터리 회사를 전면에 내세우는 정책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사진=현대차] |
국내 완성차 업계를 이끄는 현대차·기아는 이날 정부 대책에 발맞추어 안심하고 전기차를 운행할 수 있도록 고객 서비스, 연구개발 부문의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전기차 안심 점검 서비스 강화 ▲배터리 진단 고객 알림 서비스 연장 추진 ▲정밀 진단 기능 업데이트 확대 등을 추진하는 동시에 연구개발 측면에서는 ▲배터리 시스템 안전 구조 강화 및 차세대 배터리 시스템 개발 ▲전기차 소방 기술 연구 지원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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