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댐 건설 보상 관련 "요즘 파크골프장이 큰 인기가 있다"며 "댐 (건설) 지역에 주민 보상금으로 얼마든지 (파크골프장을) 만들 수 있다"고 11일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환경부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군 단위 지역에서 4~5년에 걸쳐 몇백억 이상의 돈을 원하는 곳에 쓸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큰 기회"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장관은 "환경부가 (파크골프장에) 점용 허가를 잘 안 내준다"면서도 "댐 지역에 만들게 되면 환경부도 굉장히 협조를 많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지난 7월 댐 신·증설에 대한 14개 후보지 안을 발표했다. 이 중 신규 댐 후보지 안으로 거론된 강원 양구 수입천댐과 충남 청양 지천댐 등은 반대 여론이 강한 상황이다. 김 장관의 발언은 댐 건설에 대한 설득력 제고 취지로 풀이된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환경부] 2024.09.11 sheep@newspim.com |
김 장관은 "만나본 시도지사들은 지역 경제 등을 위해 전국 단위 파크골프 대회를 하고 싶어했다"며 "대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역에 도움되는 방식으로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충분히 할 것이고 기획재정부와도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댐 건설관리 주변지역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주민보상 금액은 면적당 300억~400억원이다. 다만 해당 법률은 마지막으로 개정된 지 20년이 넘은 상태로, 보상금에 물가 인상을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보상금 지원 확대에 대해 김 장관은 "22년 전에 있던 300억원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아직 논의하는 중이고 더 협의해 말씀드리겠다"고 대답했다.
수입천댐이나 지천댐 등 반대가 지속되면 댐 건설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약속 여부는 대답할 수 있는 타이밍이 아니다"라며 "(후보지 안을) 발표한 지 한 달 조금 넘었고 현재 지역 설명회를 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하지 않겠다'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시간당 100㎜ 폭우가 올해 9번 내렸는데 이는 과거 10년 평균의 1.4배다. 올해 장마철 강수량은 지난해의 두배에 달한다"며 "최근 기후위기로 정부가 해야할 일이 드러났고 이 중 하나가 물그릇을 키우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전기차 화재 경각심이 확산되면서 생겨난 '전기차 공포심'에 대해서는 "화재가 났을 때 스프링클러 등 초기 진압 시설을 더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탄소중립 주무부처로서 내연기관차 대비 탄소배출량이 현저하게 적은 전기·수소차 보급을 맡은 부처다. 김 장관은 "여러 제조사가 노력하고 정부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공포심을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수송 부문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훌륭한 대안 중 하나가 전기차"라고 밝혔다.
기후환경비서관실이 과학기술수석실로 이관된 최근 대통령실 조직개편 결정에 대해서는 "기후실이 과학기술수석실로 이동해도 (업무가) 본질적으로 달라지진 않을 거 같다"며 "기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해결·적응 방법에 있어서 과학기술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플라스틱 생산량 연도별 감축 목표가 '플라스틱 협약'에 담길지 묻는 질문에는 "당연히 플라스틱을 줄여야 한다"면서도 "연도별 감축 목표를 (협약에 담을지) 밝히는 것은 여러 이유에서 말씀드릴 수 없다. 협상 전략이기도 하고 정부 내 논의도 필요한 사안"이라고 답했다.
플라스틱 협약은 전 세계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목표로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기로 한 국제 협약이다.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주기 규제 마련이 협약의 목표로, 국제사회는 올해 말까지 합의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한국은 오는 11월 부산에서 5차 협상을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정부가 1차 플라스틱 폴리모 또는 신재 플라스틱 생산량에 대한 연도별 감축 목표를 제시하고, 플라스틱 제조에 사용되던 환경오염 화학물질 퇴출방안을 지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은 한국이 속한 우호국 연합과 입장을 같이 하게 됐다는 내용도 함께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해당 보도를 부인하지 않았으나 현재까지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없다.
shee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