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여야가 12일 이달 초 정부가 내놓은 연금개혁안을 두고 각각 당내 논의에 나섰지만 팽팽한 입장 차이만 재확인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부안과 야당안 사이에서 소득대체율에 대한 절충점을 먼저 찾자고 제안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안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며 "어떻게 하면 국가의 역할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연금개혁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정책간담회를 열고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2%의 정부안이 확정돼서 발표됐다"며 "(정부안과) 민주당에서 생각하고 있는 (소득대체율) 45% 사이에서 국회가 절충점을 찾아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김병환 금융위원장, 김윤상 기획재정부 1차관 등 정부 측 관계자들도 참여했다.
여야가 12일 추석을 앞두고 국회에서 연금개혁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연금개혁 추진 계획 관련 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
앞서 정부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소득의 9%에서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40%에서 42%로 올리는 개혁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민주당은 정부안이 21대 국회 연금개혁특위의 공론화 결과보다 후퇴한 안이라는 입장이다. 21대 국회에서 여야는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4%로 합의 문턱까지 갔다가 "구조개혁도 함께해야 한다"는 정부·여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김 정책위의장은 "(정부는) 자동안정화 장치, 지급 보장 명문화, 기초연금 인상 등 여러 가지 부가적인 대책을 같이 마련해 국회로 공을 넘겼다"며 "이제 국회의 시간이 됐는데 원활하게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당은 특위 구성을 재차 촉구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회의장과 야당에 국회 국민연금개혁특위를 빨리 만들어서 논의를 활성화하고 가급적 올해 내에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연금개혁특위 간사인 박수영 의원도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을 계기로 구조개혁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우리가 시작할 텐데 야당이 빨리 동참해서 국회 연금특위를 만들어야 더 가속화되고 연금 고갈이나 소득 보장 여러 문제를 함께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루에 1480억원이 날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보건복지위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윤석열 정부 연금개혁안 긴급 진단 토론'을 열었다. 이들은 정부가 소득대체율을 42%로 제시한 것을 두고 보장성을 강화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게 돼 수급기간에 따른 실질 가치 하락을 반영하면 결과적으로는 보장성을 약화시키는 방안"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야당은 기금 고갈이 가까워질수록 가입자 수와 기대여명에 따라 연금 수급액을 조정하는 '자동조정장치'에 대해 비판했다. 발제자로 나선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가 방안으로 제시한 자동조정장치는 국민연금의 물가 연동률을 기대수명, 가입자 수 변화 등 인구 요인을 반영해 자동으로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고령화 국면에서 자동조정장치가 작동하면 국민연금의 실질 급여 수준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복지위 야당 간사인 강선우 의원은 "정부안을 한 줄로 요약하면 보험료율을 올리고 어떻게 하면 연금을 좀 더 적게 줄 수 있을까, 다시 말하면 국가의 역할을 어떻게 하면 최소화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 게 정부안"이라고 꼬집었다.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은 "정부가 안을 냈지만 불충분하고 모호하고 추상적인 부분이 있다"며 "우선 그에 대한 검증과 분석을 하고 추가로 정부에 구조개혁에 대한 내용을 가져오라고 요청하겠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그것들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논의 대상이 확정될 것이기 때문에 확정된 논의 대상에 맞는 구조를 짜서 논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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