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국회도 추석 연휴에 접어들며 각종 특검법 등 정쟁을 멈추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에 야당이 요구한 채해병·김건희 특검법을 상정하지 않았다. 여야 의견 차가 큰 특검법을 다루기보다 연휴 기간 동안에는 의료대란 해결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는 취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우원식(가운데) 국회의장과 추경호(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앞서 기념촬영을 한 후 자리에 앉고 있다. 2024.08.28 pangbin@newspim.com |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우 의장의 이같은 결정을 즉각 수용하지 않았다. 당초 민주당은 연휴 전 특검법을 통과시켜 추석 밥상머리에 대통령 및 정부·여당을 향한 반발 여론전을 펼칠 심산이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안건조정위원회까지 시급하게 마친 법을 의장이 상정하지 않겠다는 사례는 처음 본다"며 "법사위까지 마친 법안을 의장 개인의 판단에 따라 올리고, 안 올리고를 결정하는 건 지나친 일"이라고 반발했다.
채해병·김건희 특검법은 국민의힘 요구로 최장 90일 동안 숙의할 수 있는 장치인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됐지만, 민주당 과반 의석 수로 30여분 만에 강제 종료시키면서 이날 처리됐다. 다음날 본회의 상정만 남겨둔 상황에서 우 의장이 제동을 건 것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강행 처리를 요구한 지난 12일에 법안 처리를 하지 않기로 의사결정을 한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우 의장에게 힘을 실었다.
이후 민주당도 의원총회를 열고 특검법 등 처리를 오는 19일로 미루자는 우 의장의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드시 특검법 통과가 아니더라도 연휴 기간 의료대란 등으로 국민 여론이 들끓을 것이라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추석 연휴 기간 민심을 더 지켜볼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열린 제418회 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4.09.05 leehs@newspim.com |
우 의장은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인 오는 19일 채해병·김건희 특검법 등 통과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열 계획이다.
야당은 최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긍정 평가 보다 부정 평가가 높은 것, 채해병 특검법 제 3자안 수용 찬성이 높게 나온 것 등을 근거로 특검법을 더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야권 중에서는 반대 입장을 유지해왔던 개혁신당까지 특검법 찬성 기류로 선회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특검에 대해 찬성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오는 26일 예정된 정기국회 본회의에 앞서 한 차례 더 여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갑자기 19일 일정을 추가해 협의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안건 처리를 위해 본회의를 추가로 잡아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또 두 특검법 처리에 대해서도 "두 개의 특검법이 통과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비록 저희가 소수여당이지만 저희에게 주어진 각종 제도를 활용해서 적극적으로 민주당의 의회독재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맞대응을 예고했다.
'두 특검 법안이 상정될 경우 필리버스트(무제한 토론)로 대응하는 것인가' 질문에는 "의사일정에 관해 야당과 대화를 한 이후 당 입장을 별도로 검토하고, 필요하면 방침이 정해지고 난 이후 말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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