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 파트너스가 진행하고 있는 공개매수와 관련해 "고마운 분의 도움과 격려을 받아 계획을 짜낸 저는 이 싸움에서 우리가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의 반격 카드가 무엇일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고려아연] |
20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지난 13일 고려아연의 공개매수를 추진한다고 공시한 이후 최 회장은 바로 동맹을 구축할 투자자들을 찾아 나서면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려아연의 지분 0.8%를 보유한 한국투자증권, 글로벌 사모펀드(PEF)와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LG화학·한화그룹 등 기존 우호지분을 보유한 대기업에서도 최 회장과의 안정적 협력관계를 들어 지분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추석 연휴도 문제없었다"…최윤범 회장 자신감 출처는
지난 19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해 2조원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되는 공개매수의 자금 조달 방안과 관련해 "이미 계획을 세워놓았다"고 강조했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기본적으로 바이아웃 펀드 자금을 활용하고 그 외 40~50%는 차입금으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최 회장 역시 이날 임직원에게 서한을 보내면서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기자간담회 내용을 반박하며 지분 공개매수 저지를 공언했다.
그는 공개서한에서 "우리는 온 힘을 다해 MBK의 공개매수를 저지할 것"이라며 "그들의 허점과 실수를 파악하고 대항해 이기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이 싸움에서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대한민국은 추석 연휴였지만 그 밖에 세계는 모두 일을 하고 있어 외국 회사들과 소통하는 데도 문제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최 회장이 추석을 언급한 것은 지난 13일부터 내달 4일까지 설정된 공개매수 기간 중 한국 기준 영업일은 단 10일임에도 '우리의 준비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 회장은 추석 연휴 중인 이달 17일 재무 담당 임원과 일본 도쿄로 출국했다가 현재는 귀국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LG화학·한화그룹 등 기존 우호지분을 보유한 대기업에서도 최 회장과의 안정적 협력관계를 들어 지분 매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최 회장을 비롯한 최 씨 일가도 고려아연 지분 매수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 측은 영풍 장 씨 일가와의 특별관계자 해소를 이날 공시했다. 그동안 최 회장은 장 씨 일가 측과의 동업 관계를 고려해 장형진 영풍 고문과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율도 함께 공시해왔다. 현행 자본시장법 제140조에 따른 '공개매수자 및 특별관계자는 공개매수 공고일부터 종료일까지 공개매수에 의하지 않고는 그 주식을 매수하지 못 한다'는 규정에서 벗어나면서 최 회장은 대항 공개매수를 할 수 있게 됐다.
고려아연 지분 약 7.8%를 보유한 2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선택도 변수다. 국민연금은 아직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3월 주총에서 최 회장 측과 영풍 장형진 고문 측이 배당안 등을 놓고 표 대결을 벌일 당시 고려아연 손을 들어줬던 만큼 임시 주주총회에서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10월 4일이 공개매수일인 만큼 9월 말까지는 고려아연이 쉽사리 우호세력을 공개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개매수는 최소 수량에 미달하면 취소되며, 주가가 66만원을 상회하는 지금은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할 요인이 떨어진다. 고려아연과 영풍 모두 주가 흐름을 보고 추가적인 대응을 준비해야 하는 일종의 '힘겨루기'가 될 예정이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12일 영풍과 함께 이날부터 다음 달 4일까지 고려아연 공개 매수에 나선다고 밝혔다. 공개 매수 단가는 주당 66만이다. 매수 대상 주식은 고려아연 보통주 144만5036~302만4881주(6.98~14.61%)다. 20일 현재 고려아연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4.67% 오른 74만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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