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국립생물자원관이 '나비박사' 석주명 선생의 곤충 표본을 일본 규슈대학교로부터 기증받는다.
24일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석주명 선생이 1930~40년 한반도에서 수집한 곤충 표본 120여 점이 25일 일본 규슈대학교에서 자원관으로 들어온다.
자원관은 표본 120여 점에 대해 당시 일본의 곤충학자와 교류가 있었던 석주명이 기증 또는 표본 교환 등의 형태로 규슈대 연구실에 전달한 것이 지금까지 남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표본에는 북한의 고산지역에서 채집된 차일봉지옥나비와 함경산뱀눈나비 등과 같은 희귀한 종도 포함됐다.
[사진=국립생물자원관] 2024.09.24 sheep@newspim.com |
석주명은 한반도 전역에서 나비표본을 수집해 우리나라 나비의 변이를 연구했으며 영국 왕립아시아학회에 '한국의 동종이명 나비 목록'(A Synonymic List of Butterflies of Korea)이라는 저서를 1939년 출간해 세계에 이름을 알린 학자다.
방대한 곤충 표본을 수집했으나 과거 서울 국립과학관에 보관된 석주명의 표본 15만여 점은 6.25전쟁 당시 폭격 등으로 전부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여동생인 석주선이 피난 시 가져온 표본 32점이 국내에서는 유일하고, 이 표본들은 국가등록문화재 610호로 지정됐다.
자원관 연구진은 지난 3월 일본 규슈대 연구실에 소장된 석주명의 표본을 최초 확인한 후, 대학 측에 여러 차례 그의 표본이 국내 곤충학계에 차지하는 의미와 기증의 필요성을 피력해 국내로 들여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자원관 연구진은 규슈대 연구자들과 함께 모든 표본의 정보를 정리해 오는 12월 발행될 예정인 생물학 전문 학술지 '저널 오브 스피시즈 리서치(Journal of Species Research)' 겨울호에 관련 논문을 투고했다.
자원관은 석주명 표본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한 특별 전시 및 학술회를 오는 11월 개최할 계획이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석주명 선생 표본 귀환의 의미는 역사적, 학술적으로 의미 있는 귀중한 표본을 다수 입수한 것이며, 이번 기증을 계기로 규슈대 곤충 연구자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석주명 나비 표본 [자료=국립생물자원관] 2024.09.24 sheep@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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