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지혜진 김가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체코 원전 수주와 관련해 '덤핑 수주' 의혹을 제기하며 "국정감사에서 경제성을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원전 세일즈 성과에만 신경 쓴 나머지 무리하게 덤핑 수주에 뛰어든 게 아닌지 관련 의혹들도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공세를 펼쳤다.
더불어민주당이 24일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원전 수주와 관련해 '덤핑', '저가 수주'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은 윤 대통령과 페트로 피알라 체코 총리가 지난 20일(현지시간) 체코 플젠 산업단지 내 두산스코다파워 공장에서 열린 체코기업 터빈 두코바니 원전 공급 MOU 체결식에 참여한 모습. [사진=대통령실] |
진 정책위의장은 "뭐 할 것이 없어서 원전 동맹을 맺는가 싶습니다만, 우리나라의 이익이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실은 '한국 외에 대안은 전혀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며 "하지만 체코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최종 계약서가 체결되기 전에는 확실한 것이 없다'고 하면서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실제로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수원을 제소했고, 이와 관련한 지식재산권 분쟁이 해결되지 못했기 때문에 막판까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진 정책위의장은 "또 체코가 현지 기업 원전 건설 참여율 60%를 요구하고, 웨스팅하우스와 진행해야 할 합의금, 10년 넘게 이어질 장기 건설 사업에 따른 리스크, 금융 지원 등 인센티브 제공 등으로 한국이 얻게 될 실제 이익은 거의 없다고 하는 전문가의 전망도 나온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유럽의 주요 원전 건설 사업은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해서 잇따라 좌초됐다"고도 지적했다.
또한 정부가 원전 수주를 조건으로 저가 덤핑 계약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체코 현지 언론에서도 한수원이 거의 덤핑 가격으로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며 "우리 정부가 집중해야 할 대상은 원전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시장"이라고 했다.
그는 "국제에너지기구가 6월 발표한 2024년도 세계 에너지 투자 자료를 보면 지난해 재생에너지 투자는 7350억 달러, 원전은 660억 달러였다. 10배 이상 재생에너지 투자가 많다"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잭팟'은 원전이 아니라 재생에너지"라고 강조했다.
정부여당은 곧장 반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 정치권 일각에서 체코 원전 사업 참여를 두고, '덤핑이다, 적자 수주다' 하며 근거 없는 낭설을 펴고 있다"며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사활을 걸고 뛰는 기업들과 협력업체들, 이를 지원하는 정부를 돕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훼방하고 가로막아서야 되겠는가"라며 "국민을 위하고 나라의 미래를 위한 올바른 길이 과연 무엇인지 진지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24조원 규모의 원전 수주 쾌거를 두고 온 국민이 축하해야 함에도 야당은 재 뿌리기에만 관심이 있다"며 "국익보다 대통령실 흠집 내기에 열 올리기 전에 자신들이 한 일을 스스로 되돌아보길 바란다. 지난 정부 시절 진행된 탈원전으로 국내 3대 원전 공기업의 자발적 퇴직자가 70% 이상 폭증했다"고 했다.
이어 배 원내수석은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월성 1호기 폐쇄, LNG 발전소 대신 가동 등의 영향으로 지난 정부 5년간 한전 손실액은 약 25조8000억원에 달한다"며 "지난 과거를 반성하는 것은 바라지도 않지만 최소한 국익 앞에 딴지는 걸지 말라"고 했다.
heyj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