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공개됐다. 시장의 최대 관심사인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기업을 포함해 총 100개 종목을 편입했다. 선정 기준은 시장대표성과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의 평가지표를 적용했다. 한국거래소는 밸류업 지수를 바탕으로 11월 초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밸류업 지수를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시켜 증시를 부양하고, 궁극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100종목 선정...삼성전자 등 시총 상위 종목 편입
24일 한국거래소는 밸류업 지수의 구성종목 및 선정기준을 발표했다. 구성종목은 총 100종목이며, 연 1회(매년 6월 선물만기일 다음 거래일) 정기변경한다. 유동시가총액가중방식을 적용하며, 한 종목당 비중상한은 15%로 제한한다. 구성종목은 정보, 기술, 산업재, 헬스 케어, 자유소비재, 금융 및 부동산, 소재, 필수 소비재, 커뮤니케이션, 에너지 등 9개 산업군에서 총 100개다.
대표적인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현대차, 신한지주, 메리츠금융지주, 삼성화재 등이 꼽힌다.
거래소는 시총 등 외형요건 외에 객관적으로 적용 가능하고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다양한 질적요건을 평가지표로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선정기준 적용 시 특정 산업군에 편중되거나 소외되지 않고 고르게 편입될 수 있도록 '상대평가 방식'을 채택하는 동시에 공시기업 특례 편입과 산업군별 PBR 상대평가 적용 등을 통해 기업가치 우수 기업뿐만 아니라, 향후 가치성장이 기대되는 기업도 적극 편입했다.
구체적인 종목 선정에는 ▲시장대표성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의 평가지표를 적용한 '5단계 스크리닝' 방식을 활용했다.
시장 대표성은 시총 상위 400위 이내로 제한했다. 수익성은 최근 '2년 연속 적자' 또는 '2년 합산 손익 적자'가 아니어야 한다. 주주환원은 최근 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을 실시해야 한다. 시장평가는 PBR 순위가 '전체' 또는 '산업군 내' 50% 이내여야 한다. 자본효율성은 앞의 네 가지 요건을 충족한 기업 중 '자본효율성 평가' 즉 산업군별 ROE 순위비율이 우수한 기업 순으로 최종 100종목을 선정했다.
100종목은 코스피 200과 차별화된 연계상품 설계, ETF 등 상품 운용상의 편의성, 선정기업의 시장 대표성 등을 감안한 자산운용사 등 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표=한국거래소] 2024.09.24 yunyun@newspim.com |
◆ 기존 대표지수인 KOSPI 200, KRX 300와 차별점은
코스피 200 등 시장 대표지수와 차별화에도 집중했다. 기관 참여 확대 및 관련 상품화 촉진, 신규수요 창출 등 밸류업 지수의 활용을 높이기 위해서다.
밸류업 지수 만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질적요건을 도입해 시총 상위기업이라도 배제 가능하게 했다. 개별 종목의 지수내 비중상한을 15%로 제한해 기존 대표지수와의 상관계수가 감소토록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존 시장 대표지수는 비중상한 제도를 적용하지 않으며, 밸류업지수의 비중상한제도 도입을 통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초대형주의 지수 내 영향도(비중)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지수 수익률을 과거 시뮬레이션한 결과 밸류업 지수가 코스피 200, KRX 300 등 기존 시장대표지수 대비 양호한 성과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8월 말 기준 최근 5년간 밸류업 지수는 43.5%로 코스피 200의 33.27%, KRX 300 34.3%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 ETF 등 금융상품 개발·기관투자자 벤치마크 활용 '기대'
거래소는 오는 30일 밸류업 지수 산출 이후 ETF 상장심사 및 증권신고서 제출 등을 거쳐 오는 11월 초 밸류업 지수와 연계된 ETF 등 금융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통상 상장예비심사, 증권신고서 효력발생, 상장심사 및 펀드 설정 등에 6~8주가 소요된다. 주요 자산운용사 대상 밸류업 지수 기초 ETF 수요조사 결과 10개사 내외가 참여하겠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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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밸류업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선물도 오는 11월4일 상장할 예정이다.
거래소는 향후 신뢰할 수 있는 세부 선별기준 마련 및 시장 의견수렴 등을 거쳐 지속적으로 후속지수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수개발 과정에서 업계 의견수렴 결과, 밸류업지수를 기초로 하는 옵션 전략지수, 레버리지 지수, 섹터지수, 밸류업 Top 10 지수 등 다양한 후속지수의 개발수요를 확인했다"며 "저평가주, 중소형주 등을 대상으로 하는 밸류업지수 개발 수요도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 한국증시 상승 마중물 역할할까
이제 관심은 밸류업 지수가 한국 증시가 상승할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여부다.
이런 가운데 해외에서 밸류업 지수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재벌 기업 위주의 증시 구조 탓에 자본시장 개혁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한국, 일본의 시장 개혁을 모방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수익률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삼성, 현대 등 재벌의 힘이 주가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는 "가장 큰 문제는 한국 경제와 증시를 지배하는 재벌의 힘"이라며 "재벌은 보다 의미 있는 구조적 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에 대한 '하방 경직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주가가 급락할 때 하방 경직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종의 안전장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