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조금 더 직관적이기도 하고, 봤던 것들에서 나오는 익숙함 등으로 인해 이용객들의 만족도가 많이 올라갔다는 걸 실감한다."(박주현 파크기획그룹장)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에버랜드와 넷플릭스가 만났다. 핼러윈의 계절인 가을을 맞아 에버랜드는 매년 가을 시즌을 대표하는 '블러드시티'에 넷플릭스가 IP(지적재산권)를 보유한 스릴러 드라마 2편을 결합했다. 에버랜드의 거대한 야외 공간을 활용해 스크린 속 스릴을 현실에서 경험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을 만들었다.
지난 24일 용인 에버랜드를 방문해 그 완성도를 직접 경험해봤다.
◆ 귀신의집부터 라이브공연까지…'몰입감' 제대로
[용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에버랜드 블러드시티의 '지금 우리 학교는' 테마존 전경. 드라마에 출연했던 상가가 그대로 재현돼 있다. 2024.09.24 whalsry94@newspim.com |
메인 게이트를 기준으로 앞쪽에는 '지금 우리 학교는' 테마 존이, 뒤쪽에는 '기묘한 이야기' 테마 존이 꾸며져 있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의 경우 여유 있는 공간인 알파인 지역에 만들어졌으며 '기묘한 이야기'는 한정된 공간에서 정해진 순서에 따라 체험할 수 있게 만들었다.
체험형 콘텐츠의 핵심은 '얼마나 실감 나느냐'에 있다. AI 기술, 메타버스 등이 발전하면서 이미 고객들의 눈높이가 많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학교는' 콘텐츠 중 하나인 '호러메이즈'는 세심하게 꾸며진 내부 디자인과 배우들의 열띤 연기력을 갖춘 수준 높은 콘텐츠였다. 테마파크에 하나씩 있는 귀신의 집을 콘텐츠와 결합해 좀비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방식으로 스릴을 선사하는데, 성인 남성도 '꽥' 소리를 지를 만큼 무서웠다. 해당 체험은 중학생 이상만 이용할 수 있다.
좀비 공연 또한 단순 공연에 그치지 않고 좀비가 직접 코 앞까지 다가와 관람객을 놀라게 한다든지 하는 이벤트가 벌어졌다. '체험형'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실감났다.
◆ 공포 수위 낮춰 유모차도 잡았다…다양한 고객층 포섭
[용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에버랜드 블러드시티에 마련된 '기묘한 이야기' 테마 체험존 앞에 유모차들이 일렬로 서 있다. 2024.09.24 whalsry94@newspim.com |
'기묘한 이야기'는 달랐다. 두 콘텐츠는 같은 스릴러 장르이지만 타겟층이 다르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젊은 고객을, '기묘한 이야기'는 가족 단위 고객을 중점으로 한다. 실제 콘텐츠에서도 좀비 떼가 피를 흘리며 물어뜯는 '지금 우리 학교는'과 달리 '기묘한 이야기'는 아이들이 주인공이면서 초능력을 이용해 괴물과 싸워 나간다는 내용이다.
'기묘한 이야기' 체험 공간 앞에는 일렬로 줄을 선 유모차 행렬을 볼 수 있었다. 체험에 앞서 각각 코스가 나눠진 미션을 부여받고, 새총 쏘기 등을 통해 미션을 완수하는 식이었다. 자극적인 콘텐츠가 없지만 즐길 수 있는 체험 요소가 많아 자칫 '호러'라고 하면 놓칠 수 있는 테마파크의 주 고객층인 가족 단위도 포섭한 것처럼 보였다.
이밖에 테마존 내 위치한 푸드트럭 등에서도 '몰입감'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는 급식실 메뉴를 판매하거나 교복을 빌려입고 분장을 할 수 있는 행사가 있었다. '기묘한 이야기'에는 콘텐츠에 등장하는 핵심 공간이나 아이스크림 트럭 등을 직접 구현하는 등이 돋보였다.
◆ 식당 메뉴 하나도 놓치지 않아…"차별화된 몰입형 엔터테인먼트"
[용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지금 우리 학교는' 체험존에 마련된 식당. '2학년 5반 급식', '과학쌤 해독에이드' 등의 메뉴가 판매되고 있다. 2024.09.24 whalsry94@newspim.com |
OTT가 발전하면서 캐릭터, 드라마 등 '콘텐츠'는 유통 업계의 주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피카츄, 산리오, 하츄핑 등 캐릭터 콘텐츠는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인기를 끌고 있고 관련한 굿즈 판매 수익성도 높아 너나 할 것 없이 이를 활용한 마케팅을 시도 중이다.
다만 드라마 콘텐츠의 경우 국내에선 팝업스토어 정도에 그칠 뿐 규모 있는 체험 이벤트를 마련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에버랜드는 대규모 야외 장소를 활용해 공간 연출부터 공연, 이벤트, 식음, 굿즈 등이 어우러진 복합 체험존을 선보였다는 것을 강조했다. 다채로운 오감 콘텐츠로 즐길 수 있는 몰입형 엔터테인먼트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는 것이다.
차별화는 성과를 나타내고 있었다. 해가 진 저녁이 되자, 낮에 가족 단위 이용객에 이어 학교를 마친 학생들과 연인들까지 모여들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에버랜드에 따르면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에버랜드 SNS 채널에 올라온 블러드시티 영상 조회수는 1000만뷰를 돌파했으며, 외국인 방문객도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주현 그룹장은 "요새 '콜라보'가 대세인 만큼 몰입을 하면서도 고객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아이템에 대해 고민했다"며 "협업 후 고객 반응과 이용 후기를 보면 만족도가 많이 올라갔음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협업을 통해 향후 더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버랜드는 이번 야외 콘텐츠 행사를 오는 11월 17일까지 약 2달간 진행한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올가을 넷플릭스와 함께 만든 피 시티에서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스릴과 재미를 통해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가시길 바란다"고 했다.
넷플릭스와 함께 만든 에버랜드 블러드시티 시그니처 게이트. [사진=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제공] |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