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한국거래소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공개한 가운데 주주배당 등 밸류업 모범 기업으로 꼽혀온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제외돼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선 밸류업지수에 포함될 것이란 기대가 높았던 KB금융 등이 빠진 것이 다소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증권업계 및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전날 시가총액과 수익성, 주주환원 정책,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을 기준으로 100곳을 밸류업 종목으로 선정했다.
금융 종목 중에선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이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만 7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한 KB금융을 비롯해 하나금융지주 등이 빠졌다.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2024.09.25 hkj77@hanmail.net |
당초 KB금융과 하나금융은 밸류업지수 편입 가능성 큰 은행주로 꼽혀왔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9일 은행 월간 리서치 보고서에서 은행업에서 밸류업지수에 편입할 가능성이 가장 큰 지주회사로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을 꼽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주주환원율, ROE, PBR 등을 토대로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KB금융이 37.6%로, 4대 은행 지주회사 중에서 가장 높고 ROE는 4대 은행 지주회사 중 하나금융지주가 유일하게 9%대를 기록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에서 은행은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 업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수 편입 종목 가운데 100종목 중 은행주는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 단 2종목에 불과했다.
시장에선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제외된 것을 의외로 평가하면서 PBR 기준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거래소는 밸류업지수 선정 기준을 최근 2년으로 제한했는데, KB금융의 2년 평균 PBR은 0.4배, 하나금융지주는 0.3배였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은행주가 밸류업 측면에서 시장의 기대를 많이 받았던 업종인 만큼 주요 종목 대부분이 편입될 것으로 예상됐다"면서도 "그러나 2개 종목 편입에 불과하고 밸류업 발표를 예고한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빠진 것은 다소 의외"라고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최근 2년 평균 PBR이 금융·부동산 업종의 상위 50% 이내에 포함돼야 한다"면서 "은행주의 주가가 작년까지 매우 부진해 4대 금융지주의 2022~2023년도 평균 PBR이 0.37배로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이어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지난 6월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기 때문에 특례로 편입된 것이지 정식 기준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PBR이 1배 미만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이 기업의 장부가치보다도 적다는 뜻이다. 그만큼 저평가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거래소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순위가 전체 또는 산업군 내에서 50% 이내라는 기준을 세웠는데 금융지주들은 그동안 저평가로 인해 PBR 1배 미만이었다.
결국 기업 선정 기준에 과거 데이터만 고려한 결과 최근 들어 주주환원에 힘쓰고 있는 기업들은 배제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출발점의 핵심 중 하나는 국내주식의 저평가 이유인 낮은 주주환원율이었다는 점에서 2023년부터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을 시행하고 있는 은행주가 밸류업 조기공시에 따른 특례편입 2개사만 확정되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며 "특례편입이 없었다면 은행주 선정이 없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성훈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부 은행, 지주 등의 밸류업 대형주들이 배제된 이유는 세분화된 산업 분류 방식이 아닌 GICS(10개 업종으로 분류하는 글로벌 산업 분류 기준)로 인해 상대적으로 PBR과 ROE 순위비율이 낮게 책정되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밸류업 지수 편입 불발 소식에 KB금융은 전 거래일보다 4.76% 내린 7만8100원, 하나금융지주는 3.19% 하락한 5만7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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