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맥도날드, 롯데리아 등 버거 프랜차이즈를 시작으로 이삭토스트, 한솥도시락, 홍콩반점, 빽다방 등 외식 브랜드가 잇따라 이중가격제 대열에 합류했다. 프랜차이즈업계에 배달과 매장의 메뉴 가격을 별도로 책정하는 '이중가격제'가 확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배달음식 강자인 치킨업계는 유독 소극적이다.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배달'이 차지하는 만큼 배달플랫폼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솥도시락이 홈페이지에 올린 이중가격제 도입 안내문. [사진= 한솥도시락 홈페이지] |
2일 업계에 따르면 한솥도시락은 이달부터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플랫폼에 전용 판매가를 별도 운영한다고 밝혔다. 배달플랫폼 3사가 무료배달 서비스에 따른 각종 비용을 지속 인상하면서 그 비용을 가맹점에 부담시켰다는 주장이다. 한솥도시락은 "배달 매출의 약 30%를 배달 플랫폼에 지불하게 돼 가맹점의 수익이 남지 않는 상황이 돼버렸다"며 "부득이하게 배달 전용 판매가를 별도 운영하게 됐다"고 피력했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버거도 최근 매장 대비 배달메뉴 가격을 300~600원 높이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 이삭토스트도 배달메뉴 가격을 매장보다 400~600원가량 올렸다.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홍콩반점, 빽다방도 배달메뉴 가격을 올리는 이중가격제를 운영 중이다. 홍콩반점에서 기본 짜장면을 배달로 주문할 경우 매장보다 500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 일부 빽다방 매장도 배달메뉴 가격을 300~1200원가량 높게 책정했다.
배달과 매장 가격을 다르게 받는 이중가격제는 맥도날드, 롯데리아 등 버거 프랜차이즈를 시작으로 외식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배달플랫폼에서는 '무료배달'을 강조하고 있지만 일선 매장에선 주문 시 최소 배달금액 제한을 두면서 배달 가격을 더 높게 받고 있는 것이다. 이들 외식프랜차이즈업계는 높은 배달 수수료를 이중가격제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플랫폼과 대립 중이다.
배달 가격과 매장 가격이 다른 '이중가격제'가 논란을 빚고 있다. 배달앱 1,2위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책임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일대에서 배달 오토바이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그러나 유독 치킨업계는 '이중가격제' 논란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이날 교촌치킨, bhc, BBQ 등 치킨업계 빅3업체들은 일제히 "이중가격제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배달수수료 부담이 높아진 것은 맞지만 이중가격제를 도입은 조심스럽다는 것이다.
치킨프랜차이즈업계는 전체 매출의 대부분인 70%를 배달주문이 차지한다. 이중가격제 도입이 사실상 가격인상이 되는 셈이다. 소비자들의 가격저항이 높은 치킨 메뉴 특성상 이중가격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 배달 비중이 높은 만큼 플랫폼 의존도가 높은 점도 영향을 미친다. 이중가격제를 도입할 경우 배달플랫폼과의 수수료 협상 시 불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치킨은 배달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중가격제를 도입한 다른 외식업체와는 상황이 다르다"라며 "점주들도 이중가격제보다는 배달 수수료 경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설명했다.
치킨업체들은 각 배달플랫폼과 수수료 경감을 협상하는 한편 자사앱 강화를 돌파구로 내놓고 있다. 교촌치킨 자사앱에서 3단계 멤버십 등급을 운영하며 등급별 할인 쿠폰 및 포인트 적립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관련해 온라인 매출 비중의 10%가 자사앱이 차지할 정도로 자사앱 비중이 높은 편이다.
bhc치킨은 지난 7월부터 지난달까지 자사앱에서 3000원 할인쿠폰을 발행하는 프로모션을 전개했다. bhc치킨이 자사앱에서 할인프로모션을 하는 것은 2022년 이후 2년 만이다. BBQ는 지난달 자사앱에서 치킨 주문시 황금올리브치킨 반마리를 무료로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일평균 매출액은 전월 대비 250%, 자사앱 신규 가입자 수는 377%나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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