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증권·금융

'자사주 2조6635억 취득'…승부수에 고려아연 주가 ↑

기사등록 : 2024-10-02 17:34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최대 7.56% 올랐다가 3%대로 마감
MBK "자사주 취득은 주주피해, 배임"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2일 고려아연의 주가가 전날 대비 3.63% 오른 71만3000원으로 상승세 속 마감됐다.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이 주당 83만원에 자사주 공개매입에 나서기로 하자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은 2일 이사회를 열고 공개매수를 통한 자기주식 취득 및 취득한 자기주식에 대한 소각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영풍측이 최윤범 회장 측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된 이후다.

왼쪽부터 장형진 영풍 고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각자 제공] 2024.09.18 beans@newspim.com

고려아연 주가는 이날 오전 법원 결정과 추가 가처분 소송 등 여러 소식이 겹치자 급등락했다. 전거래일 대비 1.60% 하락한 67만7000원에 시작한 주가는 지속 상승해 전일 대비 7.12% 급등한 7만3700원을 기록한 뒤 재차 하락했다.

고려아연은 법원 결정 이후 즉각 자사주 취득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오후 자사주 320만9009주를 주당 83만원에 총 2조6635억원어치를 취득할 계획이다. 매수 기간은 오는 4일부터 23일까지다. 취득예정주식은 총 주식 수의 약 15.5%다. 고려아연과 공동으로 매수에 나선 베인캐피탈 역시 총 주식의 2.5%에 대항하는 51만7582주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고려아연측은 자사주 매입 이후 이를 전량 소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배임 논란을 피하기 위한 조치다. 이날 고려아연이 자사주 취득 및 소각에 나서면서 주식 매매거래는 오후 2시 9분부터 39분까지 약 30분간 정지되기도 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단기적으로 금융부담이 수반되는 어려운 결정이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보존하고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제고하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주가는 고려아연이 83만원의 매수 가격을 발표하며 다시 요동쳤다. 이날 오후 고려아연 주가는 전일 대비 7.56% 급증한 74만원까지 상승한 뒤 최종 71만3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고려아연이 MBK(75만원)보다 높은 83만원을 공개매수 금액으로 채택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영풍·MBK와의 공개매수가 인상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렇게 될 경우 주가는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측의 공개매수 가격 발표가 영향을 미쳤다. 기존보다 많은 물량을 더 높은 가격에 사겠다고 한 발표로 주가가 동반 상승한 것"이라며 "향후 영풍·MBK측에서 공개매수가를 재차 인상한다면 주가는 더 오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법정 분쟁 소지는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해야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이날 별도의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목적의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해달라는 내용이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사주 매입 공개매수 결의가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해하는 배임행위로 관련 절차의 진행을 중지시켜 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자사주의 경우 취득 후 6개월 지나야 처분이 가능하므로 공개매수 종료 후 주가가 이전 시세(주당 55만원 대)로 회귀하는 경향을 감안한다면, 고려아연이 현 공개매수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자사주 매입 시 취득한 주식 가치는 최소 4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공개매수 프리미엄으로 인해 실질가치보다 높게 형성된 가격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이사의 선관주의 의무 및 충실 의무 위반은 물론, 업무상 배임"이라고 강조했다.

oneway@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