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티메프(티몬·위메프) 피해 업체 지원을 총괄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피해 업체 대상 온라인 판로 지원 사업이 신청 개시 한 달이 넘도록 목표의 10분의 1도 신청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업체 대부분이 오픈마켓 등을 통한 온라인 유통을 하는 소상공인인데, 중기부가 피해 업체 자체가 소상공인이라도 취급하는 제품이 대기업‧중견기업 생산품이면 신청 자체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장철민(더불어민주당·대전 동구) 의원은 중기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와 피해 업체들의 제보 등을 종합해 이같이 밝혔다.
[대전=뉴스핌] 지혜진 기자=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일 대전 동구 원동의 사무실에서 뉴스핌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4.02.08 heyjin6700@newspim.com |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티메프 사태에 대한 피해 지원 방안 중 하나로 타 플랫폼 판로 지원 사업을 발표했고, 중기부는 8월에 상세 신청 방법을 공고했다.
공고에는 위메프·티몬·인터파크쇼핑·AK몰 등의 판매대금 정산 지연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게 온라인 마케팅 사업 지원을 통한 신속한 판로 개척 지원을 지원하겠다고 명시했다. 지원 내용은 피해 업체들이 네이버‧쿠팡 등 다른 플랫폼에 입점할 때 발생하는 광고비 등 마케팅 비용을 지원하는 것으로, 80억원 규모로 최대 1만개사에 지원하겠다고 기재했다.
하지만 공고를 올린 지 한 달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신청업체는 800여개에 불과했다. 이는 중기부가 '대기업, 중견기업, 대형협동조합, 해외 직수입 상품' 등을 지원 제외 품목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수입품의 경우에도 국내 회사의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제품만 허용했다.
피해 업체들은 대부분 자체 제조 업체가 아니라 대기업·중견기업·수입품 등을 온라인으로 유통하는 업체들이다. 특히 전자제품 등 단가가 높은 제품을 유통하는 업체들의 피해 규모가 큼에도 불구하고 피해 업체의 상황과 전혀 맞지 않는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중기부는 피해 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신규 사업을 만드는 대신, 주로 소상공인 제조 업체들을 지원하는 기존 사업에 예산만 추가해 공고했다. 이번 판로 지원 사업은 중기부의 '2024년 소상공인 온라인 판로 지원사업'의 추가 공고 형태다. 해당 사업은 자사몰이 없고 통신판매 사업 경험이 없는 소상공인을 우대하는 사업이다. 애초에 통신판매 사업이 주 업종인 티메프 피해 업체와는 지원 대상의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는 분석이다.
현재 피해 업체들은 소상공인 생산품만을 취급하는 중소기업유통센터의 공영 홈쇼핑과 동반 성장몰, 행복한 백화점 등에도 거의 입점하지 못하고 있다.
피해 업체들은 장철민 의원실과의 면담을 통해 여전히 판로가 막혀 있고 매출이 무척 감소한 상태라고 호소했다. 11번가‧롯데온 등 민간 쇼핑몰들도 피해 업체와 협력해 피해 업체를 지원하고 있는 반면, 중기부와 중소기업유통센터의 판로 지원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피해 업체의 상황에 맞는 판로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장철민 의원은 "기존 사업에 예산만 살짝 더 하는 건 전형적인 행정 편의주의"라며 "피해업체들의 생존과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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