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최근 5년간 폐업 의료기관이 보유하던 마약류 283만여 개의 행방이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보윤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폐업 의료기관 마약류 관리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폐업 의료기관의 미처리 마약류는 282만8659개에 달했다.
지난해 감사원은 마약류 관리실태 감사를 통해 동일한 문제를 이미 지적한 바 있다. 감사원 감사 결과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폐업한 의료기관 920곳에서 174만개의 마약류 재고가 확인됐다.
이 중 131만개는 마약류 양도·폐기한 수량을 미입력하거나 구입수량을 과다 입력한 사례였다. 35만개는 처리 사실을 확인할 수 없어 수사의뢰됐고, 8만개는 마약류취급자 사망, 재고량 소량 등으로 종결했다.
최근 5년간 폐업 의료기관의 마약류 양도·폐기 미보고량 [자료=최보윤 의원실] 2024.10.10 sheep@newspim.com |
최보윤 의원실에 따르면 감사원 지적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 폐업한 의료기관 160곳에서 108만개의 마약류 재고가 새롭게 확인됐다. 이 중 10만개는 양도하거나 폐기한 수량을 미입력한 사례로 확인됐고, 97만개는 지자체 수사의뢰 대상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행방이 파악되지 않는 마약류를 성분별로 살펴보면 향정신성의약품이 약 280만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항불안제인 디아제팜이 약 183만개로 가장 많았고, 알프라졸람 약 16만개, 수면진정제인 졸피뎀이 약 10만개 순이었다. 마약성 진통제의 경우 펜타닐, 옥시코돈 등 총 약 3만여 개가 처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 의원은 "폐업 의료기관의 미처리 마약류가 불법 유통될 경우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의료기관 폐업 시 마약류 관리를 의무화하는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shee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