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티몬·위메프(티메프)의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핵심 경영진인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모두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0일 오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는 구 대표와 류화현·류광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차례로 진행한 뒤 이날 오후 10시58분께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티메프 미정산 사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가운데),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10.10 leemario@newspim.com |
신 부장판사는 먼저 구 대표에 대해 "구속 사유 및 그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어 "이커머스 플랫폼 사업의 성격, 티몬·위메프 인수와 프라임 서비스 개시 경과, 기업집단 내의 자금 이동 및 비용분담 경위, (미국 전자상거래 회사) '위시' 인수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 추진 동기와 과정 등에 비춰 보면 피의자에게 범죄 혐의를 다툴 여지가 있으므로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류화현·류광진 대표에 대해서도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한 다툼의 여지, 피의자의 기업집단 내에서의 위치와 역할, 수사 과정,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피의자가 수사와 심문에 임하는 태도, 연령, 경력, 주거 및 가족관계 등을 고려하면 구속 사유 및 그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이날 법원에 출석해 '미정산 사태를 2년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 사건이 발생하고 (알았다)"라며 티메프 사건이 불거진 올해 여름에야 사태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 허위 보고 혐의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했고 1조5000억원대 정산대금 편취 혐의도 인정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오전 9시50분부터 오전 11시30분까지 심사를 받고 약 1시간40분 만에 법정에서 나온 구 대표는 변제 계획에 대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류화현 대표는 "이번 사태와는 다르게 상품권 정산이 지연된 걸 알고 있었다"며 지난해 말부터 지인들에게 '위메프는 이제 빚의 늪이다'라고 말한 사실도 인정했다.
반면 류광진 대표는 '이번 사태를 주도한 게 구 대표인가', '큐텐 쪽에서 지시받은 게 있는가' 등 질문에 모두 침묵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티몬·위메프 사태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1부장검사)은 지난 4일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가능성, 도주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구 대표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돌려막기' 등 방식으로 물품 판매자들을 속여 1조5950억원 상당의 정산대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또 큐텐 그룹 계열사인 큐익스프레스에 일감을 몰아줘 티몬·위메프에 합계 692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티몬·위메프 자금 총 671억원을 횡령해 '위시' 인수대금으로 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7월 29일 티메프 전담수사팀을 구성, 8월 1일 구 대표 자택과 티몬·위메프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19~20일 류광진·류화현 대표를, 지난달 30일과 지난 2일에는 구 대표를 두 차례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구 대표 등 큐텐 경영진이 약 2년 전부터 정산대금 지급 불능 상황을 인식했고 2022년 말 기준 5000억여원에 달한 미정산 대금을 10분의 1 이상 축소해 460억여원으로 금감원에 허위 보고한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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