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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최윤범의 마지막 승부수...고려아연·영풍정밀 매수가 추가 인상

기사등록 : 2024-10-1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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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가 83만→89만원 인상
최윤범 측,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3만→3.5만원 올려
MBK "기업·주주 가치 훼손...모든 방법 강구"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사모펀드 운용사 MBK 파트너스와 손잡은 영풍과 경영권 분쟁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주식의 공개매수 가격을 다시 인상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공개매수가 인상 경쟁으로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지만 공개매수에 성공해 반드시 고려아연 경영권을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다.

MBK·영풍 연합은 이에 대해 "고려아연의 주주들에게 재무적, 수익적으로 더 나빠지는 결과"라며 자신들의 공개매수에 응해 줄 것을 호소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자기 주식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주당 83만원에서 주당 89만원으로 인상한다고 정정 공시했다.

이와 함께 매수 예정 수량도 발행주식 총수의 약 20.0%인 최대 414만657주로 늘렸다. 기존 공시 수량은 최대 372만6591주(약 18.0%)였다. 이날은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기간 변경 없이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보유 수량은 736만1902주, 비율은 약 35.56%로 늘어나게 된다. 

고려아연 측은 "현재 공개매수에 응할 수 있는 실질 유통물량을 국내외 기관투자자와 일반 개인투자자 등을 합해 20% 미만인 것으로 추산된다"며 "최대 물량을 20%까지 늘리면서 실질적으로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할 수 있는 물량 전체를 매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로써 보유 주식 일부의 청약 불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을 완전히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선 오전 제리코파트너스는 영풍정밀 주식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주당 3만원에서 주당 3만5000원으로 인상한다고 정정 공시했다. 매수 예정 수량은 발행주식 총수의 약 25.00%인 393만7500주로 기존과 같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최윤범 회장과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등 최 씨 일가가 지분 100%를 출자한 경영 자문 회사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가지고 있어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의 캐스팅보트로 꼽힌다.

제리코파트너스 측은 "이번 대항 공개매수로 영풍정밀 현 경영진에 대한 우호 지분이 최대 25%(393만7500주) 가량 늘어나면, 지분율은 기존 35.31%에서 최대 60.3%로 확대된다"며 "이를 통해 영풍정밀 현 경영진은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경영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공개매수가 인상 배경을 밝혔다.

이 같은 최 회장의 마지막 승부수에 MBK·영풍 연합은 이번 추가 인상에 대해 "고려아연에게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MBK·영풍 연합은 지난 9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고 영풍정밀 주식 공개매수 가격을 각각 기존 83만원, 3만원에서 더 이상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MBK는 고려아연 공시 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14일 MBK와 영풍의 공개매수가 완료되면 그 청약 수량에 관계없이 MBK파트너스는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의 최대주주가 된다"며 "이번 공개매수에 단 1주만 청약이 들어오더라도 공개매수는 완료되고, 영풍과의 협약에 따라 양사가 보유한 지분의 절반을 직간접적으로 소유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공개매수 가격인 주당 83만원 그 이상의 가격 경쟁은 고려아연의 재무 구조에 부담을 주게 돼, 기업 가치 및 주주 가치를 떨어뜨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BK는 "고려아연 자기주식 공개매수와의 가격 경쟁이 더욱 촉발되면 고려아연에게 발생하게 될 손해와 부담이 더 크게 확대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고려했다"며 "금일 오전 고려아연 이사회의 결정이 고려아연에게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번에 증액된 공개매수 규모인 3조2000억원은 고려아연의 지난 5년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의 97.1%이고, 지난 3년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의 152.5%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이며, 자기자본의 33%"라며 "이렇듯 막대한 금액을 경영대리인 최윤범 회장의 지위 보전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은 최대주주인 저희로서는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진행 중이던 소송 절차를 통한 구제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MBK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고려아연의 결정은 '자충수'"라며 "공개매수가는 기존과 6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양도소득세와 배당소득세의 차이는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7% 정도의 공개매수가 차이는 세금으로 상쇄된다"며 "또한 매수 물량을 늘리면 유통 주식수가 줄게 된다. 그렇게 되면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인덱스펀드, 패시브펀드 운용사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현재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인데 이는 해외 투자자들이 제일 불안해하는 요소"라며 "세금까지 고려했을 때 주주들의 투자 수익은 MBK가 훨씬 유리하고 고려아연은 법적 리스크까지 있다"고 주장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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