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유사수신업체 아도인터내셔널 대표와 공모해 4400억원이 넘는 불법 자금을 조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위 모집책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15일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유사수신행위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함모 씨에게 아도인터내셔널 관련 유사수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며 이같이 선고했다.
법원 로고 [사진=뉴스핌DB] |
박 판사는 양형에 대해 "피고인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이 사건 범행은 피해자들에게도 어느 정도 피해 발생 확대의 책임이 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유사수신 범행은 건전한 경제적 질서를 왜곡하고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피해자들을 경제적 곤궁에 빠뜨리게 한다"며 "경제적 약자를 피해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많고 다수는 원금을 받지 못해 빈곤에 시달리다가 가정까지 깨지는 등 우리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고 피해자들은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피고인의 엄벌을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함씨가 공범들과 거짓 투자회사를 이용해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을 지급받는 방식으로 유사수신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박 판사는 "가상자산은 때때로 돈과 같이 사용되나 경제적으로 통용되지 않아 가치가 돈과 같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피고인들이 가상자산을 전송받은 행위를 개정 전 유사수신행위법상 자금 조달 행위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함씨는 아도인터내셔널 대표 이모와 공모해 약 14만회에 걸쳐 4467억원의 투자금을 유사수신한 혐의를 받는다. 유사수신은 인·허가를 받지 않거나 등록·신고 등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말한다.
검찰에 따르면 함씨는 명품 옷 등을 저가에 매입해 유통하는 아도인터내셔널에 투자하면 원금 보장은 물론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피해자들을 상대로 투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사수신 범행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대표 이씨는 지난 7월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 중이다. 당시 재판부는 이씨와 함께 기소된 최상위 모집책 장모 씨에게 징역 10년을, 전산실장과 전산보조원에게는 각각 징역 7년과 징역 3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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