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자신을 둘러싼 이른바 '월권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정책적 조율이 어느 정도 이뤄진 발언들이었지만, 시장 혼란을 초래한 부분은 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가계대출 정책을 놓고 금융위원회와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에는 반박하며 현 규제 중심의 대출 관리는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금감원 국정감사 의원 질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진흥원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2024.10.17 leehs@newspim.com |
이 원장은 최근 금융위 고유 영역인 가계대출 정책 기조에 대해 '엇박자'를 놓는 듯한 발언을 해 월권논란을 야기했다. 금융위 대출규제 방침에 따라 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하자 "실수요자에게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고 지적, 시장 혼란이 발생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와 관련해서도 현 경영진의 사전 인지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거취를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한 부분도 도마위에 올랐다. 특히 이런 행동들에 대해 야당 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지적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정하지만 은행금리는 금감원이 정한다는 말이 있다"며 "금감원은 금융위 산하기관으로 금융위가 업무권한을 이관한 부분에 대한 검사 및 감독업무만 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 원장이 월권하는 발언을 너무 많이 해 금융시장 혼선을 초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책적으로는 월권이고 조직적으로는 독선이다. 기존 금감원과 다르게 '정치검사' 같은 업무를 많이 해 직원들의 불만이 크다. 그럼에도 3년간 임원인사만 13차례, 수시인사는 52차례나 하며 조직을 장악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아닌 금융정치원"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이 원장은 "정책과 관련된 발언은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조율된 면이 있지만 저의 부족하고 미숙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인사를 통한 조직장악 의혹과 관련해서는 "운영상의 미숙한 점이 있을수는 있지만 정치적 또는 어떤 외부적인 의도가 있다는 지적은 이해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자신의 발언이 가계대출 등의 혼선을 발생시켰다는 지적도 일부 해명했다.
이 원장은 "논란이 생긴 부분은 죄송하지만 엇박자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출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일부 실수요자가 피해를 봐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가계대출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신규 대출은 어쩔 수 없이 금리가 높아진 부분이 있지만 기존에 대출을 받은 차주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부담 완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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