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조현동 주미 대사는 17일(현지 시간)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을 파병했다는 주장과 보도와 관련해 "북한군이 전장에 있는지, 전장에 몇 명이 있는지 등에 대한 확인된 정보는 없지만, 이미 그것이 발생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는 여전히 그 정보를 분석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우리가 매우 심각하게 다뤄야 할 문제"라면서 "한국과 미국뿐만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함께 매우 진지하게 대응해야 할 문제다. 우리는 공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조금 더 정보를 확인한 후 협의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것은 인도태평양과 유럽대서양 간 안보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조현동 주미대사. [사진=뉴스핌] |
그는 나토가 지난 7월 정상회의에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태 파트너 4개국(IP4)을 초청한 것도 이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 대사는 이날 세미나 기조연설을 통해서도 북러 협력 등을 거론하며 "미국과 한국, 유럽 간 방위 협력 강화가 중요하다"면서 "러시아가 북한에 무기 공급을 의존하는 것은 인도태평양과 유럽대서양 간 안보가 얼마나 상호 연관돼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이번 주 초 남북을 연결하던 도로를 폭파함으로써 적대감을 또다시 드러냈다"면서 "이는 주로 상징적인 것이지만, 북한이 어떻게 지구 양쪽의 두 전구에서 고의적으로 자신을 확립하고 위협했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조 대사는 "한국과 유럽, 미국의 산업계가 힘을 합쳐 협력을 강화하고 국방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래야만 우리가 직면한 여러 도전에 효과적이고 조율된 대응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맞서 싸우기 위해 총 1만여 명의 병력을 러시아에 파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 EU 정상회의 참석 후 열린 기자 회견에서 "북한이 지상군, 기술자 등을 포함한 총 1만 명의 인력을 러시아에 보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첩보를 우리 정보 당국이 입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인력이 러시아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영토에 배치됐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의회 연설에서도 북한의 러시아 파병설을 언급했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와 인력을 공급했다는 사실을 정보 기관을 통해 확인했다면서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뿐만 아니라 인력도 공급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실상 참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