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이번 주 무주택 서민층이 5억원 이하 집을 살 때 이용하는 정책대출인 디딤돌 대출의 한도 축소를 놓고 시장 혼선이 예상된다. 당초 시중은행들이 오는 21일부터 디딤돌 대출에 적용되는 LTV(담보인정비율)를 최대 80%에서 70%로 낮출 예정이었지만 정부가 시행을 하루 앞두고 잠정 유예하면서 디딤돌 대출 실수요자들의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20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은행은 오는 21일부터 주택도시기금의 디딤돌 대출 취급 시 일부 조건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한도를 줄일 계획이었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운영 중인 디딤돌 대출은 부부 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인 경우 최대 5억원 주택에 대해 2억5000만원, 신혼가구나 2자녀 이상 가구는 4억원까지 저금리로 빌려주는 상품이다. LTV는 최대 70%, 생애최초구입은 80%까지 적용된다. 대출금리는 연 2.35~3.3% 수준으로 현재 시중은행 금리보다 낮다. 고정금리 또는 5년단위의 변동금리 중 선택할 수 있어 서민의 주거안정을 돕는 대표적인 정책 대출상품으로 꼽힌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국토부가 21일부터 시행하려던 디딤돌 대출 축소 및 규제가 잠정 유예됐다. 사진은 주택담보대출 취급 은행 모습 [사진=뉴스핌DB] |
앞서 국토교통부는 시중은행에 이 디딤돌 대출 취급을 일부 제한하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이 대출을 실행할 때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세입자에게 보장되는 최우선변제금에 해당하는 소액임차보증금인 이른바 '방 공제'(서울 5500만원)를 차감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을 통해 소액임차보증금액을 공제하지 않고 대출금을 내줬는데, 이를 제외해 대출 한도를 줄이도록 한 것이다.
아울러 생애최초주택 마련에 대해서는 기존에 적용하던 'LTV 80%'기준을 70%로 낮추도록 했다. 준공 전 신축아파트를 담보로 하는 후취담보 대출도 한시적으로 중단돼 완공 예정인 새 아파트에 입주하려고 하는 경우 디딤돌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시중은행들은 오는 21일부터 이러한 내용을 반영해 대출을 취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실수요자들의 반발이 커지자 국토부와 HUG는 지난 18일 디딤돌 대출 한도 축소 조치를 잠정 유예하기로 했다. HUG는 디딤돌 대출을 수탁 운영하는 은행 등 금융사에 대출 규제를 잠정 유예하는 방침을 전달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방침대로 디딤돌 대출은 당분간 기존 한도가 유지된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디딤돌 대출 제한 조치 방침이 알려지자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디딤돌 대출 준비하시는 분들 서두르세요"라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정부가 디딤돌 대출 한도 축소 조치를 잠정 유예하기로 했지만 조만간 또 뒤집어질 수 있는 만큼 막차를 타려는 디딤돌 대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정책·전세대출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금융 당국은 최근 은행에 정책·전세대출과 관련해 지역별, 소득 수준별로 DSR을 정교하게 산출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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