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연말 재계 임원 인사가 임박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4대 그룹 중에서만 내년 상반기 임기가 만료되는 사내이사는 219명으로 이중 99명이 대표이사다.
불확실한 경기 상황 속 임원 줄이기에 나서는 대기업들이 많아지면서 올 연말 인사 폭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8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에서 내년 상반기 중에 임기가 만료될 사내이사(대표이사 포함)는 1100명 이상이다.
특히 이 중 CEO급 대표이사는 500명을 넘어서며 향후 인사에서의 변동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주요 기업 [사진=뉴스핌 DB] |
가장 많은 사내이사 임기 만료가 예정된 그룹은 카카오로, 110명 이상의 사내이사가 내년 상반기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삼성, SK, 현대차, LG의 4대 그룹에서는 내년 상반기에 임기가 공식 종료되는 사내이사 인원만 총 219명이고, 이 중 99명이 대표이사다.
그룹별로 보면 SK그룹이 98명으로 임기만료를 앞둔 사내이사 수가 가장 많고 이 중 41명은 대표이사급이다. 이어 ▲LG 51명(대표이사 26명) ▲삼성 39명(17명) ▲현대차 31명(15명) 순이다.
삼성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위기론'이 급부상하면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11월 중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에서는 노태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 박학규 경영지원실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이 내년 상반기에 만료돼 이들의 거취가 연말 인사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 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남궁범 에스원 대표이사 등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들의 연임 여부가 2025년 삼성의 경영 방향을 판단하는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문별로 이미 인사가 시작된 SK그룹은 리밸런싱(구조개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 24일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3개 계열사에 대해 신규 사장 선임 인사를 단행했다. 본원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형 사장'을 선임한 것이 특징이다.
남은 인사에서도 차세대 기술 역량을 보유한 인사를 발탁하는 동시에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인사기 단행될 전망이다.
SK그룹 계열사 중 내년 상반기에 임기가 종료되는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은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박원철 SKC 대표이사, 윤병석 SK가스 대표이사 등이다.
임기만료 앞둔 사내이사 현황 [사진=유니코써치] |
현대차그룹 중에서는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등도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LG그룹에서는 권봉석 ㈜LG 대표이사,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등이 조만간 이사회에서 연임 여부가 가려진다.
부회장단을 줄여온 LG그룹은 현재 부회장급인 권봉석·신학철 두 대표이사의 거취에 관심이 높다. 여기에 가전 기업에서 플랫폼·B2B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 전환에 성과를 보이고 있는 조주완 LG전자 사장의 부회장 승진 여부가 키포인트다.
카카오그룹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윤호영, 카카오모빌리티의 류긍선, 카카오브레인의 김병학 대표이사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중요한 인사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포스코와 롯데도 각각 83명의 사내이사가 내년 상반기 임기 만료 예정이며, GS, 한진, SM 등도 상당수의 임기 만료가 예정됐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이사는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새로운 인재 영입을 통한 분위기 전환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