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주된 목적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승계와 사업상 필요성을 주장하며 법정 공방을 벌였다.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 부장판사)는 28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 전·현직 임원들의 항소심 3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범행 동기 및 배경 등에 대한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하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이 회장의 승계가 주된 목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실제 삼성물산의 사업적 필요성 아닌 이 회장의 승계 목적을 위해 합병이 진행됐음에도 그런 사실을 숨기고 마치 삼성물산의 사업적 필요성이 목적인 것처럼 가장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승계 목적과 사업적 목적이 모두 있다면 부정성이 없어지는가"라는 재판부의 질문에 검찰은 "기업 활동은 이윤 추구에 있기 때문에 사업적 목적이 전혀 없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피고인들이 실제로 의도한 주된 목적과 동기는 이 회장의 승계"라고 답했다.
또 검찰은 미래전략실이 삼성그룹의 최고 권력기관으로서 합병을 주도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삼성 임직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경영상 주요 의사결정에는 미래전략실이 직접 개입했으며 직접 보고받고 실행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방법으로 계열사를 감독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삼성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항소심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10.28 leemario@newspim.com |
이에 대해 이 회장 측은 "당초 검찰은 이 회장의 승계 및 지배력 강화가 이 사건의 단일 목적이라고 주장했으나 당심에서는 승계가 유일한 목적이 아니라고 입장을 바꿨다. 이는 원심에서 검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님이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원심은 승계만이 이 사건 목적이라 단정할 수 없고 사업적 목적 또한 합병 목적이라고 인정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합병은 약탈적이지도, 불법적이지도 않았고 사업적 필요성이 있었으며 경영상 효과도 존재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사(삼성물산, 제일모직)가 검토해서 이익이 되지 않는 합병이라면 미래전략실이 추진할 의사가 있다고 해도 합병될 수 없다"며 "합병TF가 실질적으로 합병 추진 여부, 합병이 회사에 필요한 것인지 등을 검토했다. 미래전략실이 어떻게 독단적으로 합병을 주도했겠느냐"고 주장했다.
앞서 이 회장은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하게 관여하고, 로직스의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2020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이 회장의 경영권 강화 및 삼성그룹 승계만이 합병의 유일한 목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합병에 사업상 목적이 존재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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