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백승은 기자 = 지난 4월 한국수출입은행은 체코 측에 제출한 금융지원의향서(관심서한)에 대해 정부는 "통상적인 서한에 불과"라고 해명했지만, 과거의 관심서한 내용과는 다른 특별 관심서한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일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2024년까지 수출입은행은 총 72건의 관심서한을 발행했다.
이 서한을 분석한 결과 수출입은행은 지난 4월 체코 측에 제출한 관심서한의 내용과 같은 표현이 포함된 관심서한은 단 2건(2.8%)에 불과했다.
체코원전 관심서한의 서문 [자료=정일영 의원실] 2024.10.29 100wins@newspim.com |
체코 측에 제출한 관심서한에는 '한국 수출신용기관은 이 프로젝트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재정적 지원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K-ECAs have strong interest in the Project and would favorably consider providing financial support')' 표현과 'OECD 협정에 따라 가장 유리한 자금조달 조건(규모, 기간, 마진 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the most favorable financing term(amount, tenor, margin, etc) would be considered by K-ECAs under the OECD arrangement)'라고 명시돼 있다.
지난 2022~2024년 수은이 발행한 관심서한 72건에는 같은 표현이 단 2건만 존재했고, 나머지 서한에는 '관심, 예비적 관심(interest, preliminary interest)로 표현돼 있거나, 관련 표현이 없었다.
또 '가장 유리한 자금조달 조건(the most favorable financing terms)'이란 표현도 해당 2건에만 존재했다. 나머지 서한들에는 'OECD 약관에 따른 금융을 제공합니다(We will provide financing under the terms and conditions in accordance with OECD)'란 표현만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지난 21일 한국수출입은행 국정감사에서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의 위증 문제가 제기됐다.
당시 국감장에서 'LOI(관심서한, Letter Of Intend/Interest)가 발급된 적 없다'는 은행장의 답변에 대해서도 위증 문제가 제기됐다.
정일영 의원은 "체코 LOI가 통상적인 LOI가 아니다"라는 질의에 윤 은행장은 "LOI가 아니라 Support Letter이며, LOI는 발급된 적 없다"고 답했다.
그렇지만 정 의원실에서 분석한 결과, 수은이 발급한 체코원전 관심서한 서문에는 'Letter of Interest' 즉 LOI임을 의미하는 단어가 명시돼 있었다.
또 산업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체코원전수출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해명자료에도 '한국수출입은행이 발급한 관심서한(Loi)은'이라는 문구가 명확히 명시되어 있었다.
산업부 체코원전수출 해명 자료 [자료=정일영 의원실] 2024.10.29 100wins@newspim.com |
정 의원은 "원전 수출이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면 추진해야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 사업이 국익에 정말 도움이 되는지, 우리 돈으로 지어주는 것은 아닌지와 같이 국민들께서 궁금해하실 문제들을 거짓말과 말장난으로 덮어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3년간 발급된 72건 중 체코원전 사례와 같은 건은 단 2건에 불과한데, 체코원전 관심서한은 통상적 서한이 아니라 특별 서한"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 의원은 "국가의 중대한 사업이라고 홍보 해놓고, 관련 부처 및 기관별로 일관성 없는 설명과 해명으로 국민들께 혼란과 참담함만 주고 있다. 이러니 위증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라며 "결국 MB정부의 UAE 원전 수주처럼 우리 돈으로 체코에 원전을 지어주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국정감사와 예결위를 통해 철저하게 파헤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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