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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혼란과 분열만 남긴 금투세 폐지 엔딩

기사등록 : 2024-11-0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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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 동의로 4년여만에 폐지 수순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실 외면 정책 지적
정쟁으로 논란 가중, 시장 및 투자자 존중해야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논란이 결국 '폐지'로 마무리됐다. 키를 쥐고 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장고 끝에 "주식시장이 어렵다"는 이유로 정부와 야당이 밀어붙인 폐지 주장에 동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4년 넘게 시장을 달궜던 금투세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금투세가 등장한 건 2019년 7월이다.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이던 추경호 현 국민의힘 원대표가 금융투자소득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다음 해 6월 문재인 정부가 공식 도입을 발표하고 같은 해 12월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2023년 시행을 예고했다.

정광연 금융증권부 차장.

논란에 불을 지핀 건 윤석열 정부다. 2022년 6월 금투세 도입 2년 유예를 발표하고 이를 담은 개정안이 연말에 국회를 통과하며 시행 시기는 2025년으로 밀렸다. 여기에 지난 1월 윤 대통령은 한발 더 나가가 폐지를 선언했고 10개월 후 결국 야당까지 동의하며 종결됐다.

금투세 자체에 대한 찬반 논리는 일면 합리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문제는 도입에 따른 파장을 감내해야 하는 국내 주식시장 '체력'이다. 안 그래도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선진국 대비 열악한 상황에서 금투세라는 악재까지 던질 필요가 있냐는 게 도입을 격렬히 반대한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주장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10월까지 코스닥지수 수익률은 -14.25%로 미국, 일본, 중국, 홍콩, 대만, 프랑스 등 주요국 14개 증시 중 최하위다. 여기에 이달 초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량은 3억2000만주 수준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코로나로 증시에 돈이 몰렸던 2021년초 16억6000만주와 비교하면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내 증시가 이토록 추락하게 된 이유로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비롯해 지배구조 및 회계 불투명성, 주주환원제도의 미흡, 노동시장 경직성, 낮은 기관투자자 비중 등 다양한 요인이 지목된다. 금투세 논의에 앞서 선결해야 할 과제들이 차고도 넘쳤다는 의미다.

정부가 이 같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밸류업' 프로젝트를 진행중이지만 여전히 성과가 더딘 것 역시, 오랫동안 국내 증시시장의 성장을 가로막았던 다각적인 요인들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지금은 규제가 아닌 국내 증시를 적어도 글로벌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투세가 이렇게까지 논란의 중심이 된 건 결국 국내 주식시장의 다양한 상황 등을 반영해서 도입 등을 결정한 게 아니라 여야의 조세방향에 따라 정치적으로 정책을 검토했기 때문"이라며 "이미 다 업계에서는 충분히 예견했던 우려들이다"고 말했다.

금투세를 둘러싼 논쟁은 수많은 파장을 남겼다. 정작 제도가 도입되지도 않았음에도 정치권이 날선 공방을 이어가면서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찬반을 앞세운 분열은 곳곳에서 쉽게 목격됐다. 폐지로 끝났지만 혼란과 분열이 정리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금투세 논란은 마무리됐지만 상법 개정안 등 제2의 금투세가 될 수 있는 사안들은 여전히 적지 않다. 벌써부터 정치논리로만 무장한 주장들이 곳곳에서 난무한다. 이번만큼은 시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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