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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유통·화학 계열사 줄줄이 실적 악화...쇄신 칼 빼드나

기사등록 : 2024-11-0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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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3분기 적자전환...정밀화학 영업이익도 70.7% ↓
롯데쇼핑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6% ↓...순이익, 53.3% '뚝'
군살 빼기 나선 유통·화학 계열사들...사업 재편에도 열중
임원인사 앞둔 롯데그룹...과감한 쇄신 관측 우세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롯데그룹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 3분기 핵심 계열사인 유통·화학 계열사들의 실적이 줄줄이 하락하면서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 여파로 유통 사업이 어려움을 겪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던 화학 계열사들의 수익성까지 곤두박질 치면서 그룹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18년 이후 6년 만에 비상경영 카드를 꺼내든 롯데는 체질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는 계열사는 유통·호텔군이다. 롯데온·마트·호텔까지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인력 감축에 나섰다.

정기 임원인사를 앞둔 만큼 신동빈 회장이 정기 임원인사에서 인적 쇄신을 꾀할지 주목되고 있다.

◆케미칼·정밀화학, 수익성 '뚝'...쇼핑은 매출·순이익 ↓

롯데케미칼은 7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413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적자전환한 것이다. 순손실은 5138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것이다.

롯데정밀화학 역시 영업이익 그래프가 꺾였다. 롯데정밀화학은 3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103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에 비해 70.7% 급감했다.

롯데그룹 유통군 롯데쇼핑은 반대로 매출이 감소했다. 3분기 롯데쇼핑 순매출액은 3조5684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빠졌다. 올해 1~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도 10조5095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줄었다. 주력 계열사인 백화점과 마트 부진이 전체 매출을 끌어내렸다.

실제 백화점과 마트가 롯데쇼핑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올 1~3분기 누계 기준으로 각각 67%, 22%에 달한다. 이 두 부문을 합치면 전체 매출의 89%로 거의 90%에 육박한다.

백화점 부문의 부진은 지난 9월까지 이어진 늦더위 영향으로 고마진 상품인 패션 부문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마트 부문은 기존점 매출 신장률이 4.6% 떨어지면서 외형 성장을 달성하지 못했다. 그만큼 오프라인 점포에서 물건을 사는 고객이 줄었다는 의미다. 경기 침체로 인한 내수 부진과 공휴일 감소 등 부정적 영업환경으로 매출이 감소했다는 것이 사측 설명이다.

다만 3분기 영업이익은 1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늘었으나 순이익은 289억원으로 전년 대비 53.3% 급감했다. 순이익을 줄어든 것은 3분기 홈쇼핑 등 외화예금 환산·실현 손익이 41억원 발생한 데다 에프알엘코리아 마이너스(-)154억원, 롯데카트 -67억원 등 지분법 손익이 반영된 결과다.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 전경. [사진=롯데쇼핑]

◆비상 걸린 그룹 두 축...돌파구 마련에 집중

실적이 미진한 유통·화학 계열사들은 경기 불황 속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우선 유통 계열사들은 '마른 수건' 짜기에 들어갔다. 일단 비용 감축에 초점에 맞추고 있다. 먼저 희망퇴직으로 인력 감축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인적 구조조정 칼날을 피하지 못한 유통 계열사는 롯데온, 롯데면세점, 세븐일레븐, 롯데호텔앤리조트 등 4곳으로 확대됐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최근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 이후 4년 만이다. 롯데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급변하는 호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 구조 혁신과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직원들의 니즈를 반영해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세븐일레븐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호텔군마저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이다. 올 상반기에는 롯데온, 롯데면세점이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했다.

지난 6월 롯데온은 근속 3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최근 적자에 시름하던 롯데면세점 역시 지난 6월 비상 경영체제로 전환하고 경영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전 임원 급여 20% 삭감을 비롯해 희망퇴직 등이 구조조정의 주된 내용이다.

롯데케미칼도 지난 7월 '비상 경영'을 선언, 내부 비용 감축에 돌입했다. 국내외 출장 예산을 20% 감축하고, 출장 시 임원의 항공권 등급도 10시간 이내인 경우 한 단계 하향조정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에도 착수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말레이시아 소재 합성고무 생산 회사인 'LUSR'(LOTTE UBE Synthetic Rubber Sdn. Bhd.)을 청산했다. 지난 2021년 설립한 지 3년여 만이다.

LUSR은 롯데케미칼이 일본 우베와 50대 50 지분 비율로 설립한 합작 법인이다. 범용 비중을 줄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육성한다는 회사의 전략 방향 선회로 청산에 나선 것이다. 또 기초화학 산업은 '에셋 라이트(자산 경량화)'를 통해 비주력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 역시 성장성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스페셜티 제품, 청정에너지 원료 등 고부가 포트폴리오 강화를 추진 중이다.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

◆임원인사 앞두고 긴장감 고조..칼바람 불까

정기 임원인사를 앞둔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긴장이 감돈다. 실적이 미진한 그룹 임원이 교체 물망에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 임원인사는 12월 초·중순으로 예상된다. 그룹 전반에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신동빈 회장이 '안정 속 변화'보다는 '과감한 쇄신'으로 재도약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지난해 인사에서도 쇄신 기조가 뚜렷했다. 롯데 계열사 대표이사 8명이 물러났으며 14명이 교체됐다.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둔 계열사 대표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부회장), 이영구 롯데웰푸드 대표(부회장),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 등이 그 대상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 전반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라며 "비상경영을 선언할 정도로 그룹 경영 위기감이 큰 만큼 올해 임원인사에서 쇄신에 방점을 두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nr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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