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인 이후 대출 수요자들이 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현실화되면서 금융당국이 제2금융권에 대해서도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제출받아 총량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2금융권이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작성할 때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기업대출 등 항목별 증가폭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또한 큰 틀의 연간 계획 뿐 아니라 세부적으로 월, 분기, 반기별 계획까지 제출하도록 해 2금융권 대출을 촘촘히 관리할 예정이다.
12일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내년에는 금융권이 부동산(대출), 기업대출, 소상공인 대출 등의 증가 목표치를 정해서 연간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며 "또한 월간 계획, 분기, 반기로 나눠 대출 목표치가 만들어지면 금융권 대출을 관리하기가 용이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간 가계 대출의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매년 초 은행들은 당국에 대출 증가 목표치를 제출하고 있다. 그간 2금융권으로부터는 대출 증가 목표치를 받지 않았지만, 대출 수요가 2금융권 등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자 2금융권에도 연간 경영 계획을 제출받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항목별로 대출 관리에 나서는 이유는 서민과 취약계층 생계 자금과 투기형 주택구입 자금 등을 촘촘히 구분해서 관리하기 위해서다. 2금융권의 월별 신규 대출 증가액은 6000억~7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달에는 상호금융사의 집단대출 중심으로 무려 2조7000억원이나 늘며 3년여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또한 월별, 분기, 반기별로 대출을 관리하지 않을 경우 특정 시기에 대출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계절적 대출 수요 등을 감안해 연간 계획을 세우라는 의미다. 은행들의 경우 매년 금융당국에 대출증가 목표치를 제출하는데 지난 8월 이미 연간 목표치를 대부분 초과 달성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또한 "(대출은) 월마다 계절적 수요가 있는데 10월은 대출이 많이 느는 달이고 1, 2월이 되면 비수기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감안해서 영업 전략을 세심하게 세워달라는 것"이라며 "또 서민들 생계 자금은 공급이 돼야 하지만 부동산 투기가 일어나는 데 2금융권이 불쏘시개가 돼서는 안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어 "예를 들어 은행들이 연간 4% 대출을 늘린다고 할 경우 상반기 전에 4%를 늘려놔야 예대마진 등에서 혜택을 보는 유인들이 있었고 거기에 대해서는 정부가 상당히 경고를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이 지난 11일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10월 중 6조6000억원 늘어 9월(+5조3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특히 2금융권 가계대출이 급증했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7000억원 늘어 전월(-3000억원)과 비교해 크게 증가했는데, 주택담보대출이 1조9000억원 늘어 전월(+7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컸다. 중도금·잔금대출 증 집단대출 위주의 대출 수요 이동이 두드러졌다. 업권별로는 새마을금고가 1조원 늘어나며 상호금융권의 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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