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사건팀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4일 오전 서울 지역 시험장에서는 차분하면서도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았다.
수능 시험 때마다 추운 날씨를 보이곤 했지만, 올해는 춥지 않은 날씨여서 학생들은 가벼운 외투 차림으로 점심 식사를 담은 도시락통을 든 채 시험장에 들어서는 편이었다.
오전 7시쯤, 서울 여의도여고에서는 입실이 시작되고 수험생들이 시험장에 도착하기 시작했다. 학교 인근이 좁다 보니 시험장에서 떨어진 곳에서 내려 걸어오는 학생들이 많았다.
일부 학부모는 자녀를 데려다주며 "떨지 말고 잘해"라는 격려의 말을 해주기도 했고, 멀어져 가는 아이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기도 했다.
도일여고에 재학 중인 이은빈(18) 양은 "긴장되고 꿈꾸는 건가 싶기도 하다. 일단 대학 들어가는 게 목표"라면서 "어제는 평소처럼 모의고사 한 세트를 풀고 틀린 문제를 체크했다"고 말했다.
대가족이 함께 수험생을 응원 오기도 했다. 동일여고에 재학 중인 수험생 김유진(18) 양을 응원하러 온 동생 김연우(15) 양은 "언니를 옆에서 보면서 많이 응원했는데 내 미래라는 생각도 든다"며 "노력의 결실이 맺어지는 날이니 좋은 결과 났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서울 용산고등학교 모습 2024.11.14 krawjp@newspim.com |
같은 시간 용산고등학교에서는 배문고 학생들 10여 명이 수능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들은 교문 앞에서 '선배님 응원합니다', '수능 만점'이라고 적힌 파란색 현수막을 든 채 수험생들이 지나갈 때마다 '파이팅'을 외쳤다.
배문고 1, 2학년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 3명과 교사들은 따뜻한 음료를 나눠주기도 했다. 배문고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아이들을 긴장을 풀어주려고 따뜻한 음료수를 준비했다. 나도 떨린다"면서 "아이들이 공부한 만큼 시험을 잘 봤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군 복무 중 시험을 치른 수험생도 있었다. 이번이 세 번째 수능이라는 이 수험생은 "종로에서 근무 중인데 간부들이 시험장까지 수송해 주셨다"며 "서울에서 보는 건 처음인데 수학을 특히 잘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반포고등학교에는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도 방문해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정 교육감은 "날씨가 춥지 않아 수험생들이 평소 실력 발휘하는 조건이 되어서 다행"이라며 "평소 실력 발휘하고 수능 대박 나고 행운이 오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플래카드를 직접 만들어 온 초등학생들도 보였다. 서원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서유건·이윤혁(11) 군은 "형님들 응원하러 왔다"면서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8시쯤에 도착해 자녀를 데려다주고 출근하러 간다는 학부모 최 모 씨(46)는 "송파에서 6시 50분쯤에 출발했는데 생각보다 차가 막혀서 지금 도착했다"며 "수시 결과 아직 안 나왔는데 침착하게 시험 치라고 했고, 끝나면 맛있는 거 먹고 오늘은 편하게 쉬자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서울 반포고등학교에서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이 직접 응원문구를 만들어서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2024.11.14 krawjp@newspim.com |
경복고등학교 인근에서는 수험생을 실어 나르는 학부모들과 출근길 차량으로 인해 교통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경복궁역 출구에는 수험생을 수송하기 위한 오토바이 5~6대와 경찰이 대기하고 있었다.
경복고 안 시험장에서는 수험생들의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적막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춥지 않은 날씨에 일부 수험생들은 반팔이나 반바지 등 편안한 복장을 입은 경우도 보였다. 한 수험생은 수험장을 찾지 못해 취재 중인 기자에게 길을 묻는 모습도 보였다.
수험생들은 교실 안에서 책상 위에 보온병을 올려놓은 채 참고서를 보며 시험을 준비했다.
입실 마감이 임박하자 급박한 상황이 나타나기도 했다. 시험장으로 달려가는 학생들도 보였고, 한 학생은 부모님 차에 놓고 와서 급하게 부모님을 호출해 전달받기도 했다.
2025학년도 수능은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5시 45분까지 전국 17개 시도 85개 시험지구, 1282개 시험장에서 치러진다. 응시 인원은 52만2670명으로 지난해 50만4588명보다 1만8082명 증가했다.
올해 수능도 문·이과 통합형 체제로 진행되고, 지난해 처음 도입된 킬러 문항 배제 출제 기조도 유지된다. 특히 의대 증원이 반영된 첫 시험이어서 예년보다 의대에 도전하는 반수생과 재수생 등 N수생이 크게 늘어 최상위권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적 통지표는 다음 달 6일 수험생에게 배부된다.
한편 경찰은 수능 문제지·답안지 호송, 시험장 주변 연계 순찰, 시험장 정문 경찰 배치 등에 경찰관 1만256명을 시험장과 인근에 투입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학무보의 배웅을 받으며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4.11.14 mironj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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