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기술과 자체 공정 역량을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차세대 HBM인 6세대 'HBM4'부터 자체 패키징 공정이 중요해지는 만큼 첨단 패키징 시설을 국내외로 확충하는 모습이다.
◆ 패키징 공정, 고객 맞춤형 HBM4 핵심 기술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 패키징 공정의 혁신과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증설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패키징은 반도체의 마지막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공정이다.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패키징 단계는 웨이퍼의 반도체 칩들을 하나씩 낱개로 자른 후, 칩 외부의 시스템과 신호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전기적으로 연결하고 외부 환경으로부터 칩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작업이다.
특히 HBM4부터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을 연결해주는 베이스다이에 고객사가 요구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로직 공정이 적용되고, 고속 데이터 처리와 낮은 전력 소비를 실현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본딩과 같은 기술이 적용되기 때문에 패키징 능력이 기존 세대보다 더욱 중요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2월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
◆ 삼성전자·SK하이닉스 대규모 인프라 확충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패키징 역량 확대를 위한 인프라 확충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충남 천안에 HBM 생산을 위한 증설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천안 제3 일반산업단지 삼성디스플레이의 28만㎡ 부지 내 건물을 임대해 다음달부터 2027년 12월까지 반도체 패키징 공정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패키징 생산거점으로 천안캠퍼스와 온양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속적인 설비투자로 사업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의 신규 라인에서는 5세대(HBM3E), 6세대(HBM4) 등 최신 HBM이 생산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의 이천 반도체 공장. [사진=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미국에 HBM 패키징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인디애나주에 웨스트라피엣(West Lafayette LLC) 법인을 설립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미국 인디애나주에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데 38억7000만 달러(약 5조3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1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퍼듀(Purdue) 대학 등 현지 연구기관과 반도체 연구·개발에 협력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공장에선 6세대 HBM 제품인 HBM4를 양산하는 등 차세대 HBM을 비롯한 AI 메모리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오는 2028년 가동 예정인 이 공장은 미국 상무부로부터 직접 보조금 4억5000만 달러와 대출 5억 달러를 지원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HBM4는 고객 맞춤형으로 제조하는데 첨단 패키징 공정의 정밀도가 제품 성능을 좌우한다"며 "결국 패키징 기술이 제품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