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박형욱 단국대 의대 교수가 대한의사협회(의협) 새 비상대책위원장에 당선됐지만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타났다.
15일 의료계와 정부 의견을 종합하면 박 비대위원장은 의료계에서도 강경파에 속해 정부가 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대화의 장이 마련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한편 정부는 박 비대위원장의 행보를 지켜볼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박 비대위원장은 이전 의료현안협의체에도 참석한 분"이라며 "비대위원장의 발언 등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 당선인(좌측)이 13일 당선증을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으로부터 교부받고 있다. [사진=대한의사협회 유튜브 캡처] |
그러나 박 비대위원장과 정부 간 대화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비대위원장은 당선 직후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가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14일 복지부가 발표한 '보건복지분야 주요 성과 및 향후 추진계획 관련 브리핑'에 대해 정부는 의대 증원 정책의 부작용을 외면하고 성과로 자랑한다며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책 부작용에 대해 인식 없는 정부와 대화가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박 비대위원장은 의료계 중 강경파"라 정부와 대화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는 "(박 비대위원장은) 원래 원칙적이고 맡은 역할에 따른 영향이 있어 의정 간 대화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주환 서울대 의대 의학과 교수도 "기대는 하고 싶으나 (의정 갈등 대화는) 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오 교수는 "박 비대위원장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전공의에 비판적인 의견을 낸 적이 없다"며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전공의에 본인의 의견을 내세우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오 교수는 "(이 상황에서) 박 대전협 회장은 무엇을 요구해야 할지 정확히 모르고 있다"며 "현실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이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스핌 DB] |
오 교수는 어두운 전망을 해소하려면 "박 비대위원장과 박 대전협 회장 간 합리적 부동의(reasonable disagreement)가 빠르게 등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둘 사이 간 연대가 깨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단결하거나 둘 중 하나는 전제 조건이 맞지 않더라도 여야의정협의체 논의 테이블에 들어가야 희망일 보일 것"이라며 "둘 다 안 들어가는 경우 의료계가 사회적으로 할 수 있는 잠재력을 표현하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과도한 자기 확신을 깨지 않는 한 사회적으로 기여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복지부는 의협과 안 만날 이유가 없다"며 "정부와 직접적인 대화가 아니더라도) 여야의정협의체 등도 있어 논의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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