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최근 동부와 북부 전선에서 잇따라 러시아군 공세에 두드러지게 밀리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유럽도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만 33개월을 지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가 러시아 쪽으로 빠르게 기울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월 24일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에서 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포탄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불안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이 지난 8월 이후 1200㎢가 넘는 땅을 점령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서울 전체 면적(605.2㎢)의 두 배에 달하는 영토를 빼앗겼다는 것이다.
전날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 지역의 전략적 요충지인 쿠퍈스크에 일시 진입했다.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기습 침공 때 점령당했다가 그해 9월 수복한 이후 2년 넘게 굳건히 지켜온 요충지가 위험에 빠진 것이다.
러시아 매체들은 러시아군이 쿠퍈스크 외곽에 진지를 구축하는 단계에 있으며 북동쪽과 남동쪽에서 파상적인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곳이 무너질 경우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도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도 전진을 계속하고 있다. 압도적인 병력과 무기를 동원해 우크라이나군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14일 도네츠크주(州) 쿠라호베 북부에 있는 보즈네센카 마을을 점령했다고 밝혔다.
현재 우크라이나 군과 정부 관계자들은 최전선의 방어선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고, 조만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 지역에서 더욱 강력한 공세를 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우크라이나가 최전선 곳곳에서 흔들리고 있다는 점은 유럽 국가들에게 큰 걱정"이라며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즉각적인 휴전 협상을 요구할 때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