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한국 야구의 위상이 흔들린다. 이제 아시아 2위 자리마저 위태롭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8일 막을 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에서 대만 일본에 패배함에 따라 4강이 겨루는 슈퍼라운드 진출이 좌절됐다.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 [사진 = 스포티비 중계화면 캡처] |
2015년 이 대회 초대 챔피언이자 2019년 2회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던 한국으로선 참담한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은 일본에 아시아 최강의 자리를 내준 지 오래됐다. 최근 들어선 대만에도 밀리는 형국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예선을 시작으로 2019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예선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패배했다. 승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과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예선밖에 없다. 최근 2승 4패다.
사실상 아시아에 편입된 호주에게도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경기에서 졌다. 콜드게임승을 거두지 못하면 아쉬웠던 유럽 국가들에게도 낙승한다는 보장이 없다.
이 대로면 다음 국제대회인 2026 나고야 아시안게임과 WBC는 물론 2028 LA 올림픽 예선을 겸해 열리는 2027 프리미어12도 걱정이다.
13일 대만전에서 패한 한국 선수들. [사진 = 스포티비 중계화면 캡처] |
핑계 없는 무덤은 없겠지만 이번 대표팀은 유난히 부상선수가 속출해 구성부터 난항을 겪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서 에이스 역할을 한 문동주(한화)와 올해 KBO리그 공동 다승왕 원태인(삼성)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중심타선에 편성될 노시환(한화)과 구자욱 김영웅(이상 삼성)도 부상과 부진 등을 이유로 빠졌다. 김혜성(키움)과 강백호(kt)는 기초군사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빠졌다. 굵직한 선수만 나열해도 이 정도다.
국제대회에서 확실한 4번 타자와 에이스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류중일 감독은 몇 년 후를 내다보고 대표팀의 세대교체를 입버릇처럼 얘기했지만 주축 선수의 대거 이탈로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올해 프로야구 순위다툼이 시즌 막판까지 치열하게 이어졌고, 포스트시즌도 5위 순위결정전부터 빡빡하게 치러진 뒤끝이라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대표팀의 선발진 구성과 로테이션에 뚜렷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 한국 선발투수 4명은 그 누구도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대만전 저격수로 등판한 언더핸드스로 고영표(kt)는 2이닝동안 홈런 2방을 맞고 6실점하며 무너졌다. 불펜진이 3회부터 8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대만 타선을 봉쇄한 점을 감안하면 고영표의 난조가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최승용(두산)은 일본전 1.1이닝 2실점, 임찬규(LG)는 도미니카전 3이닝 3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곽빈(두산)은 쿠바전 4이닝 무실점을 했지만 5회 무사 1, 2루를 자초한 뒤 강판했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16일 도미니카공화국과 경기에서 8회 역전 결승 2루타를 치고 있는 박성한. [사진=스포티비 중계화면 캡처] 2024.11.16 zangpabo@newspim.com |
그나마 박성한(SSG)이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자리를 잡았고, 박영현(kt)이 마무리 투수로 낙점받은 게 소득이었다.
이제 한국 야구는 LA 올림픽 이전까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이대로 가다간 아시아의 변방국가로 전락한다. 류중일 감독은 2022년 2월 전임 감독으로 선임됐고 올해 2월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재선임됐다. 임기는 이번 프리미어12 대회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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