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후배 야구선수 등에게 약 3년간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된 국가대표 출신 전직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 씨에게 검찰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유동균 판사는 19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씨의 1차 공판을 열고 변론을 종결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마약투약 혐의를 받는 전 국가대표 야구선수 오재원. [뉴스핌DB] |
검찰은 오씨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2365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오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후진술에서 "8개월 동안 피해드린 분들을 생각하며 반성하며 지내고 있다. 그분들에게 용서를 계속 구할 것이고 지금을 교훈 삼아 다시는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인생을 살겠다"고 말했다.
또 "수용 기간 수면제에 손대지 않고 단약 의지를 갖고 있다. 사회에 큰 빚을 진 마음을 갚아 나간다는 생각으로 돌아가서도 계속 반성하며 지내겠다"고 했다. 오씨는 재판부에 반성문과 단약일지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 측 변호인은 "활동 중 정신적으로 피폐했으나 주변에 알리지 못하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못 받았다"며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처방받은 약물을 복용해도 정상적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돼 (수면제) 여유분을 가져야겠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범행에 나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재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출소해 정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고 요청했다.
오씨의 1심 선고 결과는 오는 12월 12일에 나온다.
검찰에 따르면 오씨는 2021년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전·현직 야구선수 등 14명으로부터 총 86회에 걸쳐 의료용 마약류인 스틸녹스 2253정, 자낙스 112정 등 총 2365정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오씨는 구단 내 주장 또는 야구계 선배의 지위를 이용해 20대 초중반의 어린 후배나 1·2군을 오가는 선수들에게 수면제를 처방받아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아 오씨에게 건넨 혐의로 약식기소된 후배 야구선수 2명은 지난달 법원에서 각각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약식명령은 재판 없이 서면 심리로 벌금이나 과태료 등을 부과하는 절차다.
이와 별개로 오씨는 지난 4월 필로폰을 투약하고 이를 신고하려는 지인을 협박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 중이다. 그는 필로폰 수수 혐의로도 기소돼 지난달 1심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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