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 고액자산가들이 주식발행시장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현지 매체 더 이코노믹 타임즈(E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통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고 그레이마켓프리미엄(GMP)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의 역할이 더 커졌다고 ET는 설명했다.
최근 10건의 IPO 중 8건은 고액자산가의 참여가 거의 없거나 제한적이었다. '인도판 배달의 민족' 스위기와 현대자동차 인도법인, 건강보험 기업 니바 부파 헬스(Niva Bupa Health), 바이오 제품 기업 고다바리 바이오리파이너리(Godavari Biorefineries) 등의 공모주 청약에는 고액자산 보유 개인투자자의 참여가 저조했고, 나머지 4건은 청약률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앞서 10건의 IPO에서 고액자산가 청약이 116배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라고 ET는 지적했다.
니바 부파 헬스의 경우 공모주 전체로는 1.9배의 청약이 몰렸지만 고액자산 개인투자자 청약률은 71%에 그쳤다. 스위기 역시 공모주 청약에 3.59배의 신청이 이뤄졌지만 고액자산가 청약률은 41%에 머물렀다.
인도 증시 사상 최대 '대어'로 기대를 모았던 현대자동차 인도법인 역시 IPO를 위한 주식배정 청약률이 200%를 넘겼지만 고액자산가의 청약률은 60%에 그쳤다.
누바마 자산운용의 니크힐 란카 주식 부문 최고투자책임자 등 전문가들은 인도 증시의 냉각, GMP 하락, 자금조달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해 고액자산가의 IPO에 대한 관심이 크게 약화됐다고 분석한다.
인도 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센섹스는 9월 27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11% 이상 급락한 상황이다.
HSBC 인도의 란비르 다브다 공동 책임자는 "(2024/25 회계연도) 2분기(2024년 7~9월) 인도 기업 실적 압박, 지정학적 이슈, 10월 인플레이션 급등, 미국 대선을 앞둔 변동성,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인도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다"며 이로 인해 최근 IPO에서 기관 외 수요가 약화했다고 지적했다.
투자은행가인 라비 사르다나는 "인도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최근 공모주 가격이 공격적으로 책정됐다"며 "다만 2차시장 조정과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고액자산가들은 공모주 투자 가치가 크지 않은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유통시장의 변동성이 진정되면 고액자산가들이 다시금 발행시장으로 눈을 돌릴 것으로 전망한다.
다브다는 "기존 이슈의 변동성이 사라지고 강력한 애프터마켓을 갖춘 몇 건의 IPO를 목격하면 비기관 수요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현대차 장재훈 사장,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 인도증권거래소(NSE) 아쉬쉬 차우한 최고운영자(CEO) 등이 타종식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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