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6일(현지시간) 레바논 내 친(親)이란 무장정파인 헤즈볼라와의 휴전안을 수용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작년 10월 8일 헤즈볼라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단체 하마스를 지원한다며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를 쏘면서 시작된 레바논 전쟁은 14개월여 만에 잠정 일단락될 전망이다.
또한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가자전쟁도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휴전안이 27일 발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하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오후 8시 TV로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미국이 제안한) 협상안을 오늘 밤 전체 내각 회의에 제출할 것"이라며 "내각이 승인하도록 권고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안보 내각 회의를 소집해 휴전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논의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헤즈볼라는 더 이상 예전의 그들이 아니다. 우린 그들을 수 십 년 뒤로 밀어냈다"면서 "우리는 (헤즈볼라의) 미사일과 로켓을 파괴했고, 많은 테러리스트들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헤즈볼라가 휴전안을 위반할 경우 즉각 군사적 대응에 나설 것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합의 위반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위반이 있을 때마다 강력하게 그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휴전안의 존속 기간은 레바논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에 달렸다"고도 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도 텔아비브를 방문한 예아이너 헤니스-플라스하르트 레바논 주재 유엔 특별조정관을 만나 "헤즈볼라가 합의를 위반하면 무관용(zero tolerance)'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유엔이 행동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단호하게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앞으로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 송환과 이란의 위협에 대한 대응에 주력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휴전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위협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이란이 핵무기를 확보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핵 위협은 항상 나의 최우선 순위였다"면서 "그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 이스라엘 국가의 존재와 미래를 보장하는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고 했다.
그는 또 "나는 가자지구에서의 승리를 약속했고, 우린 승리를 이룰 것"이라면서 "하마스 제거와 모든 납치 피해자의 귀환, 북부 주민의 안전한 복귀를 완료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작성하고 제안한 휴전안은 이행기간 60일 안에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서 완전 철수하고, 헤즈볼라는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리타니강(江) 이북으로 모든 중화기를 옮긴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스라엘이 철수한 자리에는 레바논군(軍)과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이 투입돼 무력 충돌 방지와 치안·순찰 업무를 맡게 되고, 협정이 잘 준수되는지 감시하기 위해 미국과 프랑스가 참여하는 5개국 감독위원회가 구성된다.
이와 관련 압달라 부 하비브 레바논 외무장관은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이 철수하면 최소 5000명 정도의 레바논 병력을 즉각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레바논 전쟁 동안 레바논에서는 3500여명이 사망하고 1만500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스라엘에서는 군인과 민간인 140여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