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국제 금 가격이 27일(현지시간) 달러 약세 영향에 반등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지표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에 더 신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상승폭은 제한됐다. 국제 유가는 엇갈린 재료들로 인해 보합권에 머물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0.7% 오른 2639.90달러에 마감됐다.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28일 오전 3시 41분 기준 0.3% 상승한 2638.90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0.8% 내리며 2주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이는 금 매력을 높이는 배경이 됐다.
다만 물가 및 소비 지표 발표 후 금 상승폭은 다소 제한됐다.
금괴 [사진=블룸버그] |
미 상무부가 발표한 10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3% 오르고,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8% 상승했다. 직전월 기록한 상승세 2.1%와 2.7% 대비 모두 소폭 가팔라진 결과다.
강력한 소비와 고용은 물가 상승률 하락을 제한 중으로, 이날 공개된 개인 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4% 증가했으며 9월 증가율은 0.6%로 상향 조정됐다. 앞서 전문가들이 예상한 10월 월간 증가율 0.3%를 웃도는 수치다. 또 10월 개인소득은 한 달 전보다 0.6% 증가하며 강력한 소비를 뒷받침했다.
블루라인퓨처스 수석 시장전략가 필립 스트리블은 "이날 나온 지표에 귀금속 시장이 약간의 조정을 보인 것은 주로 개인 소득이 증가한 영향이 큰 것 같다"면서 "인플레이션이 가속하는 상황에서도 소비가 강력한 것은 경제 회복력을 보여주며, 그만큼 연준은 공격적 금리 인하를 더 머뭇거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상승해 연준이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금 가격은 내년 상반기 동안 3000달러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는 보합권에 머물렀다.
원유 재고 감소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감산 합의체인 OPEC+의 증산 연기 가능성,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의 유가 저평가 주장, 이란 공급 리스크 등이 유가를 지지한 반면, 미국 휘발유 재고 급증과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킨 미국 경제 지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 합의 등은 유가에 부담이 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배럴당 5센트 내린 68.72달러에 마감됐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월물은 2센트 오른 72.83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휘발유 재고는 330만 배럴 증가한 2억 1220만 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4만 6000배럴 감소를 예상했던 로이터 설문조사의 전문가 예상과 반대되는 결과다.
지난 22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원유 재고는 180만 배럴 감소했는데, 전문가 예상치는 60만 5000배럴 감소였다.
전날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휴전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BOK 파이낸셜의 거래 담당 수석 부사장 데니스 키슬러는 "(휴전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켜질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 원자재 리서치 대표들은 유가가 저평가됐다면서, 공급 부족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 후 나올 수 있는 제재 조치에 따른 이란산 원유 공급 관련 리스크 등이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당선인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가운데, 원유도 이 관세에서 제외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미국 정유업체들의 원유 구매 비용을 상승시키고, 마진을 압박하며 연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