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온종훈 정책전문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금리인하와 동결 모두 장단점이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25%에서 3.00%로 0.25%p 인하한 결정을 한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한 연 3%로 결정했다. 2024.11.28 photo@newspim.com |
다음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기자간담회 모두 발언 전문이다.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3.25%에서 3.00%로 인하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먼저 국내외 경제 여건을 설명드린 후 기준금리 결정 배경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대외여건을 살펴보면, 세계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향방에 따른 경기 및 인플레이션의 불확실성이 증대되었습니다. 경기 상황을 보면, 미국은 신정부 출범 이후 감세와 규제완화 기대 등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로지역 경제는 부진이 점차 완화되겠으나 제조업 부진과 무역마찰 가능성이 성장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정부의 부양책이 경기의 하방압력을 일부 완화하겠지만 부동산과 소비 부진, 수출 둔화 등으로 당초 전망을 하회하는 성장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플레이션 추이를 보면, 미국에서는 대선 이후 디스인플레이션 진전이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는 전망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타 주요국에서는 성장세 약화에 따른 하방압력이 강달러 영향을 상쇄하면서 대체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주요국의 정책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졌지만 미 장기 국채금리는 큰 폭 상승하고 달러화도 상당폭 강세를 나타내었습니다.
다음으로 대내여건을 살펴보면, 국내경제는 성장 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약화되었습니다. 내수 회복세가 완만한 가운데 수출은 IT부문 회복세 약화, 주력 업종에서의 경쟁 심화 등 구조적 요인에 영향받아 증가세가 둔화되었기 때문입니다. 국내 물가는 안정세를 지속하였습니다. 10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류가격 하락에 따라 일시적으로 크게 낮아진 1.3%를 기록하였으며 근원물가 상승률도 1.8%로 둔화되었습니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같은 수준인 2.8%를 유지하였습니다.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은 경상수지 흑자폭 확대에도 불구하고 미 달러화 강세, 내국인의 해외투자 지속 및 외국인 주식 순매도 등으로 상당폭 상승하였고 장기 국고채금리는 큰 폭 상승한 미 국채금리와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이며 하락하였습니다. 주가는 주요 기업의 실적 전망이 둔화되면서 하락하였습니다.
주택시장과 가계부채는 정부의 거시건전성정책의 효과가 지속되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주택매매가격은 수도권에서는 상승폭이 축소되고 비수도권에서는 하락세가 지속되었습니다. 금융권 가계대출은 기타대출이 계절적 요인 등으로 늘어나면서 증가규모가 소폭 확대되었지만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둔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11월 이후에도 가계대출은 주택거래량 감소, 거시건전성정책 영향 지속 등으로 당분간 둔화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울러 지난 8월 경제전망 이후의 대내외 여건 변화를 반영하여 앞으로의 성장과 물가 흐름을 다시 점검해 보았습니다. 먼저, 금년과 내년 성장률은 각각 2.2%와 1.9%로 지난 8월 전망치 2.4%와 2.1%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내수는 소비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 증가세가 주력 업종의 경쟁 심화,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다만 이러한 성장경로에는 통상환경 변화 및 IT 수출 흐름, 내수 회복 속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금년과 내년 모두 지난 8월 전망치보다 0.2%p 낮은 2.3%와 1.9%를 나타낼 전망입니다. 환율 상승이 물가상승률의 상방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국제유가 등 공급측 상방압력이 완화되고 수요압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반영하였습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금년에는 2.2%로 지난 전망에 부합하겠으나, 내년에는 지난 전망치를 소폭 하회하는 1.9%로 예상됩니다. 향후 물가경로는 환율 및 국제유가 움직임, 국내외 경기 흐름, 공공요금 조정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같은 대내외 정책 여건을 고려한 기준금리 결정배경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었지만, 물가상승률이 안정세를 보이고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압력이 증대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여 성장의 하방리스크를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정하였습니다. 이 결정에는 저를 제외한 여섯 명의 금통위원중 네 분이 기준금리 인하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나타내었고, 장용성 위원, 유상대 위원은 기준금리를 3.25%에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소수의견을 내었습니다.
이번 통화정책방향은 지난 10월 통방 이후 대내외 여건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소수의견이 나온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하와 동결 모두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결정배경을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면, 먼저 물가의 경우 유가, 환율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겠지만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물가 상황은 지난 10월에 본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주택가격 및 가계대출도 거시건전성정책이 원활히 작동하면서 당분간은 가계부채 리스크가 관리되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향후 금리인하의 영향을 점검하면서 정책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반해 성장은 당초 예상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수는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지만, 주력업종에서 주요국과의 경쟁이 심화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커진 교역환경의 불확실성도 일부 반영하여 수출 증가율이 예상보다 상당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미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환율 변동성이 크게 확대됨에 따라 국내 외환시장과 물가에 대한 영향에도 유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물가와 가계부채 상황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이견이 크지 않았지만 성장과 외환시장의 안정 간 상충관계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과 논의가 있었습니다. 여러 논의 끝에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경기 하방압력에 대응하여 금리를 추가 인하하면서 환율 변동성 확대시에는 정부와 함께 다양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통해 관리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앞으로의 통화정책 운용방향에 대해 말씀드리면,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아진 상황인 만큼 기준금리를 경제상황 변화를 보아가며 추가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가계부채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환율이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통화정책은 앞으로 입수되는 대내외 경제지표를 보면서 금리인하가 물가와 성장, 가계부채와 환율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변수 간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며 앞으로의 인하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를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도 1.75%에서 1.50%로 인하하였음을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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