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을 겨냥한 '관세 폭탄'을 예고하며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하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금융·외환 시장은 물론, 통상과 산업 정책 전반에 파급이 예상되는 만큼 분야별로 논의 기구를 가동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지난 2022년 12월을 끝으로 열지 않았던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2년 만에 열고 확대 개편했다.
◆ 2년만 산경장 회의 개최...최 부총리 "정부간 협력채널 전방위 가동"
28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7일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최 부총리는 "미국 신정부 출범 후 보편관세를 비롯한 정책 기조가 현실화하면,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후발국의 기술추격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디지털·친환경 전환 요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상 인센티브 축소를, 철강 업계는 수출 환경 변화를 우려하고 있다"며 "정부 간 협력채널을 전방위적으로 가동해 우리 기업의 목소리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주요국 산업정책 변화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성남=뉴스핌] 이호형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오전 경기 성남시 한국반도체협회에서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1.27 leemario@newspim.com |
대통령실도 지난 27일 '트럼프 리스크'가 한국 기업들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선제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성태윤 정책실장 주재로 '미국 신행정부 통상·관세 정책 관련 긴급 경제·안보 점검회의'를 열었다.
성태윤 실장은 "사후적으로 각각 대응하기보다는 선제적으로 시나리오별 종합 대응 방안을 점검·강화하고 우리의 협상 제고 방안을 사전에 준비할 것"이라며 "우리의 대응체계를 한 단계 높여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멕시코, 캐나다, 중국 등에 진출한 업계를 비롯해 전체 산업 분야 기업들과 소통해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사전에 검토하고, 우리 주요 기업에 미칠 구체적 영향을 기존에 분석된 것 이외에 추가적으로 심층 분석하라"고 지시했다.
◆ 방산과 조선·원자력 등 개별 산업별 맞춤형 공급망 전략 마련해야
전문가들은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 되기전에 정부 차원의 선제 대응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트럼프 2기를 맞는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은 우리 수출에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우리 수출 성장세를 둔화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에 대비해 대미(對美) 아웃리치(접촉)를 계획하는 한편 대외 여건 변화에도 지속적인 점검과 함께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조선과 플라스틱, 원자력은 관세장벽에도 수출이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경쟁우위를 갖고 있어 미국 공급망 대체가 어려운 방산과 조선, 원자력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개별 산업별 맞춤형 공급망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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