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국민의힘의 '감액안 철회'와 더불어민주당의 '예산 증액'에 대한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여야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중재에 따라 오는 10일까지 예산 합의를 마쳐야 하는 상황에서 각각 특수활동비 복구와 지역사랑상품권 예산 확보에 대한 치열한 물밑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감액만 반영한 내년도 예산안을 강행 처리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부터), 우원식 국회의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장 주재로 열린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11.26 pangbin@newspim.com |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의 특수활동비 82억5100만 원, 검찰 특정업무경비 506억9100만 원, 검찰 특활비 80억900만 원, 감사원 특경비 45억 원, 감사원 특활비 15억 원 등 4조1000억 원이 삭감됐다. 해당 감액안은 현재 본회의에 부의된 상태다.
우 의장은 2025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인 지난 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심 끝에 오늘 본회의에 예산안은 상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10일까지 처리할 것을 여야에 엄중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우 의장은 '헌정 사상 초유'의 야당 단독 감액 예산안 처리가 국가와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라 여야 협치를 제안했다.
우 의장은 "국회의장이 법정기한 미준수를 감수하면서까지 미룬 이유는 현재로서는 예산안 처리가 국민께 희망을 드리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지금 우리 경제는 대내외적으로 큰 위기에 직면해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국민의 삶에 더 큰 혼란이 닥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 의장이 의장 권한으로 본회의에 야당 단독의 예산안을 상정하지 않으면서, 여야는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오는 10일까지 다시 한 번 '예산 밀당'을 하게 됐다. 여야 원내대표의 물밑 협상이 성공할 경우 수정 예산안을 다시 제출하면 된다.
현재로썬 우 의장이 언급한 10일 본회의까지 예산안 합의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자근 국회 예결위원회 여당 간사는 3일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제기한 5000건이 넘는 증액안들을 검토하려면 매일 24시간 잠을 자지 않고 해도 35일이 걸리고, 내년 초에나 심사가 끝나게 된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10일 이후 임시국회를 열어 예산안을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국회는 지난해에도 법정 기한을 19일 넘긴 12월 21일이 돼서야 예산안을 처리한 바 있다. 이는 지난 2014년 국회 선진화법 도입 이후 2022년(12월 24일)에 이어 두 번째로 늦은 기록이다.
여야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여당은 야당이 감액한 4조1000억 원에 대한 원상복구와 함께 사과가 선행돼야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예산 삭감, 날치기 처리에 대해 대국민 사죄하라"며 "사과와 철회 조치가 선행되지 않으면 그 어떤 추가 협상도 없다"고 압박했다.
반면 야당은 정부의 증액안 수정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역사랑상품권 예산 2조 원을 증액하는 내용이 담긴 정부 수정안 제출이 이뤄질 경우 감액안에 대한 협상이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정부와 국민의힘이 털끝만큼이라도 민생 경제 회생을 바란다면 얼토당토 않은 소리 그만하고 민생과 경제 회생을 위한 증액 예산안부터 만들어 갖고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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