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비상계엄 해제와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에 1440원대까지 급등했던 달러/원 환율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절차에 들어가며 국내 정치 불확실성은 고조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달러/원 환율 상승 주요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제47대 대통령 취임도 다가오고 있다.
국내외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며 달러/원 환율 상단을 1500원까지 열어놔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2원 오른 1410.1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달러/원 환율은 이날 1418.1원에 개장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달러/원 환율은 야간거래에서 40원 가까이 급등하며 144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후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안 의결로 달러/원 환율은 1410원대까지 내려왔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를 반복한 가운데, 4일 오전 9시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 종가보다 52.74포인트(2.11%) 하락한 2,447.26으로, 코스닥지수는 15.61포인트(2.26%) 하락한 675.19로 오전 거래를 시작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전 거래일보다 15.10원(1.08%) 상승한 1,418.00원에 오전 거래를 시작한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4.12.04 yym58@newspim.com |
비상계엄 해제에도 후폭풍으로 달러/원 환율 불안은 이어지고 있다. 원화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 악화와 외국인 자금 이탈, 수출 기업의 네고 물량(수출 기업이 물품 대금으로 받은 달러화를 원화를 바꾸는 물량) 유보에 따른 달러 수급 불일치 등이다. 외환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해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기로 하면서 달러/원 환율 상단을 누르는 상황이다.
한 은행 외환 딜러는 "불확실성이 한국시장 투자심리 악화 및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 불안 지속으로 달러/원 환율 급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을 포함한 야 6당은 이날 오후 2시40분 국회에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민주당은 오는 5일 새벽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만약 윤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가면 금융시장 불확실성은 더 커진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언 과정과 집행에서의 위법·위헌 여부 논란이 커지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국민의힘 인사들이 비상계엄 선언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며 탄핵 여론이 확대되는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는 이 경우 달러/원 환율 상단은 3개월 내 1500원에 도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는 "탄핵소추안의 진행 과정에서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시장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시장에서는 이같은 국내 탄핵 정국에 더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미국을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약 한 달 뒤인 내년 1월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탄핵 정국이 길어지며 국내 정치 불안이 트럼프 정부 2기 출범과 겹칠 시 달러/원 환율은 더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로이터 뉴스핌] |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과거에도 대통령 탄핵 경험이 있는데 전개되는 과정을 보면 원화가 일방적으로 약세를 보인 구간은 없었다"며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을 경계하며 달러 흐름을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찬희 수석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달러/원 환율 전망을 1430~1460원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도 "과거 탄핵 사례를 보면 달러/원 환율에 큰 영향은 없었다"며 "탄핵이 (환율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 같으나 트럼프 취임 후에는 1420~1430원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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