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이 외환시장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환전문가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달러/원 환율이 50원 넘게 뛴 사례를 보면 이번에도 단기적인 환율 변동성 확대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서울 외국환중개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이던 2016년 12월 한 달 동안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종가 기준)은 52원 상승했다. 저가는 2016년 12월8일 1158.5원이고 고가는 12월28일 1210.5원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2016년 12월3일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탄핵소추안은 같은 달 9일 가결됐다. 탄핵안이 발의된 후 첫 거래일인 12월5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0원 오른 1174.6원에 거래를 마쳤다.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12월 9일 오후 4시10분)된 당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40원 오른 1165.90원에 마감됐다. 이후 달러/원 환율은 최고점을 찍은 같은 달 28일까지 13거래일 동안 42.3원 뛰었다. 탄핵 정국에 따른 국내 정치 불확실성(원화 약세)에 더해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장이 겹치며 당시 달러/원 환율은 빠르게 상승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4.12.05 ace@newspim.com |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2016년도 정부 탄핵 사건 당시 달러/원 환율도 탄핵소추 발의 이후 약세를 보였으나 이는 국내 재료로 인한 달러/원 단독 약세가 아닌 당시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강한 강달러 영향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현재 상황이 2016년 12월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와 판박이라는 점이다. 윤 대통령 탄핵안은 국회 표결을 앞두고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년 1월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달러/원 환율은 이날 1415원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심야 비상 계엄을 선포한 후 달러/원 환율은 40원 가까이 급등하며 한 때 1444원대에 도달했다. 이후 비상 계엄 해제와 외환당국 시장 안정화 조치로 달러/원 환율 급등세는 진정됐다.
외환 전문가는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달러/원 환율 상방 압력이 커지며 상단을 1420~1500원으로 열어놓고 있다. 현재 정부는 무제한 유동성 공급 조치 등으로 달러/원 환율 상방 압력을 누르고 있다.
달러/원 환율 향방 분수령은 오는 7일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오는 7일 탄핵안 의결을 계획하고 있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헌법재판소 판단을 받기까지 국정 공백이 예상된다. 탄핵안 부결 시에는 정치 불확실성이 증폭된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야당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국회 본회의 보고 등 비상계엄 사태 여파 지속은 원화 약세 요인"이라며 "정치 혼란이 장기화할 경우 원화 약세 기조도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탄핵소추안 표결 예정에 따른 불확실성과 원화 회피 심리로 인한 외인 자금 이탈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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