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파운드리(반도체 외주 제작)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반값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중국 경제일보에 따르면, 중국의 파운드리 업체들은 대만 파운드리 업체들의 가격에 비해 40% 낮은 가격으로 대만에서 물량 수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파운드리는 14나노 이상의 성숙 공정에 집중되어 있는 만큼, 대만의 성숙 공정 파운드리가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12인치 웨이퍼 파운드리의 경우 대만 파운드리 업체 대비 40% 낮은 가격을, 8인치 웨이퍼의 경우 50% 이상 낮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중국의 파운드리 업체인 SMIC(중신궈지, 中芯國際), 화훙(華虹) 반도체, 넥스칩(징허지청, 晶合集成) 등이 대만에서 적극적인 수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주 작업 대상은 대만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들이다. 대만의 팹리스들은 "중국 파운드리 업체의 견적이 대만 업체에 비해 더욱 경쟁력이 높다"고 반응하고 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의 수주 품목으로는 구동 칩, 전원 관리 칩,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 등이다. 이들은 모두 성숙 공정으로 제작되는 반도체다.
중국 파운드리 업체는 최근 들어 속속 대규모 증설 작업을 완료하고 있으며, 늘어난 생산 능력에 비해 수주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글로벌 팹리스를 상대로 영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가장 먼저 대만 업체들이 그 타깃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매체에 따르면 많은 대만 팹리스들이 중국 파운드리 업체와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대만의 성숙 공정 파운드리 업체인 UMC(롄뎬, 聯電)와 VIS(스제셴진, 世界先進) 등은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다. 이들 업체의 공장 가동률은 70%를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첨단 공정 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매체는 성숙 공정 파운드리 시장에 심각한 공급 과잉 현상이 빚어지고 있으며, 이 현상은 내년 하반기에 들어서야 호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자오하이쥔(趙海軍) SMIC CEO는 지난달 IR 행사에서 "현재 생산 중인 물량은 대부분 지난해 발주된 것이며, 올해 이 물량을 소화한다면 내년에 남은 주문량은 많지 않다"며 "중국 반도체 업계에 신규 공장 건설 계획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파운드리 업체인 SMIC의 본사 전경모습 [사진=SMI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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