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긴급체포 및 구속수사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법조계 안팎에선 계엄 사태의 최종 '윗선'으로 지목된 윤 대통령에 대한 내란 수사가 급가속되겠지만, 대통령에 대한 긴급체포는 현실적이지 않을뿐더러 구속수사 또한 소환조사 등의 단계적 절차를 거친 후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있다. 2024.12.14 pangbin@newspim.com |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재석 300명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최종 가결됐다. 지난 3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1일 만이다.
탄핵안이 통과되기 위해 필요한 의결정족수는 재적의원의 3분의 2인 200명 이상으로, 당초 108석을 가진 국민의힘에서 8명 이상의 이탈표(찬성표)가 나와야 했지만 그 이상인 12명 가량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관측된다.
탄핵안이 통과됨에 따라 의결서가 대통령실에 전달되는대로 윤 대통령의 직무는 즉시 정지되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특수본)와 경찰과 고위공직자수사범죄수사처(공수처), 국방부 협의체인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각각 윤 대통령의 내란 수사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두 갈래로 나눠진 수사 기관을 두고 중복 수사에 대해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공수처의 영장 청구 권한과 기소 범위가 한정돼있기 때문에 결국 수사나 기소 단계 등에선 검찰을 통해야 한다.
또 내란 수사의 정점 인물인 윤 대통령에 대한 기소권이 검찰에게만 있다는 점, 여기에 검찰이 이번 사건에서 유일하게 발목을 잡았던 '수사 개시' 부분도 법원으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점 등에서 향후 수사 과정은 검찰이 주도적으로 끌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대국민 긴급 담화를 통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
법조계 안팎에선 윤 대통령을 향한 공조본과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된다 할지라도 당장 긴급체포나 구속수사가 진행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탄핵안이 가결되더라도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것이지 지위가 박탈된 것은 아니다"라며 "대통령 신분을 긴급체포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을뿐더러 긴급체포 요건에 맞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도 지난 9일 윤 대통령 긴급체포 여부에 대해 "긴급체포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검토해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이밖에도 소환조사 등의 단계적 절차를 먼저 거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의견, 만일 이에 불응한다면 체포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등의 관측도 나왔다.
지검장 출신 변호사는 "소환조사도 하기 전에 체포부터 하는 건 무리한 수사로 비칠 수 있다. 대통령실과 소환 일정을 협의하거나 출장조사 등을 검토할 것 같다"며 "만약 조사 결과를 두고 경찰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한다면 검찰이 이를 받아들일지 혹은 검찰 측이 직접 영장을 청구하려고 할지 이 부분을 두고선 갈등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검사 출신 변호사는 "소환조사를 통보했는데 계속 불응할 경우, 곧장 체포할 수도 있다고 본다"며 "윤 대통령이 수사에 어떻게 협조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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