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 상원의원들이 4일(현지시간) 중국에 대한 엔비디아(NASDAQ: NVDA)의 첨단 인공지능(AI) 칩 수출을 막기 위한 초당적 법안을 발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새 법안 '안보·실현가능한 수출칩법(Secure and Feasible Exports Chips Act)'은 상무장관이 향후 30개월 동안 중국에 대한 첨단 칩 수출 허가를 승인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엔비디아는 H200과 블랙웰(Blackwell) 등 최신 AI 칩을 중국에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조치는 백악관이 엔비디아의 H200 칩 수출 허용 여부를 검토하는 가운데 나왔다. 일부 미 정부 관료들은 중국의 AI 역량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제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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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법안을 발의한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소위원장인 피트 리켓츠 상원의원(공화·네브래스카)은 미국이 중국과 AI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가 "전 세계 연산 능력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에 중국의 칩 접근을 차단하는 것은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현행 AI 칩 제한을 법제화하면 미국의 우위를 기하급수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동 발의자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민주·델라웨어) 역시 "21세기의 승부는 누가 AI 경쟁에서 승리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향후 AI 기술이 "자유·시장경제라는 미국의 가치 위에서 발전할지, 아니면 중국 공산당의 가치체계 위에서 발전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법안은 공화당의 톰 코튼·데이브 맥코믹, 민주당의 지니 샤힌·앤디 김 의원도 공동 발의에 참여했다.
이번 움직임은 중국 강경파들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안보 우려보다 10월 미·중 정상 간 무역 합의를 유지하는 데 더 주력하고 있다고 경고하는 가운데 나왔다.
FT는 전날 미 재무부가 중국 국가안전부의 대규모 미국 통신사 사이버 침투 작전 '솔트 타이푼(Salt Typhoon)'과 관련한 제재 방안을 보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당분간 중국에 대한 새로운 수출 통제는 계획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싱크탱크 인스티튜트 포 프로그레스(Institute for Progress)의 칩 전문가 사이프 칸은 H200이 중국에 공급될 경우 "자국 고성능 칩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난 H200을 기반으로 중국이 최첨단 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할 수 있다"며, 블랙웰 대비 다소 높은 비용만 감수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H200 수출 허용 시 "중국 클라우드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의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과 경쟁할 수 있는 무기를 얻게 된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전날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상원 공화당 의원들을 만났다. 황은 회동에 앞서 중국은 성능을 낮춘 칩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이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을 중국에 수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화당 존 케네디 상원의원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황 CEO가 "그는 미국이 중국에 무엇을 수출해야 하는지 판단할 신뢰할 만한 인물이 아니다"라며 그는 단지 돈을 더 벌고 싶은 인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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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 |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