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오는 3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재계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반면 '정상적 경영활동을 위축시킨다'며 재계에서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배임죄 폐지 및 개편 논의는 답보 상태다.
26일 재계 및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전날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의 원칙적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상법 개정안은 상장사가 취득한 자사주를 1년 이내에 강제로 소각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재계에서 투기 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에 노출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해 온 법안이다. 국내 기업들은 적대적 인수합병(M&A) 세력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는 백기사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자사주를 활용해왔기 때문이다.
재계는 "자사주를 통한 경영권 방어가 불가능해져 적대적 M&A 노출이 커지고 이사회 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인수합병 등 과정에서 취득한 특정 목적 자사주 처리 문제는 향후 추가 논의를 통해 보완되길 기대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재계가 강하게 반대했던 '노란봉투법' 역시 다음 달 10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원청 사용자 범위 확대, 쟁의행위 대상 확대, 손해배상 책임 제한 등을 골자로 한다. 이와 관련 재계는 기업의 노사 리스크와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는 대표적 규제 강화책으로 본다.
노란봉투법 시행에 이어 자사주 소각 의무화까지 국회를 통과하면서 재계는 "규제는 강화되고 방어권은 사라졌다"며 종합적인 경영환경 악화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재계에선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사용자 측 민·형사 수단이 축소된 만큼, 업무상 배임죄를 합리적으로 개편해 입법적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계는 그동안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판단의 결과로 회사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다는 이유만으로 경영진에게 형사 책임을 묻는 것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고 지적해왔다.
배임죄 논의와 관련해 경제계가 가장 강하게 요구한 건 '경영판단원칙'의 명문화다. 기본적으로 형법상 포괄적 배임죄는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고, 배임죄를 유지한다면 최소한 '정상적인 절차와 합당한 근거로 결정한 경영 사안'에 대해 처벌을 면제하는 원칙을 법에 명시해 달라는 요구다.
재계 관계자는 "배임죄와 관련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경영판단원칙을 법에 명시하고 고의적이고 중대한 위법성이 명확히 입증된 경우에만 처벌해야 한다"며 "행정제재와 민사상 손해배상 등 비형벌적 수단을 우선하고 형사처벌은 최후 수단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는 노란봉투법 시행 전 또는 3차 상법 개정 전에 배임죄부터 손봐달라고 정부·여당에 요구했지만, 배임죄 개편 및 폐지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현재 법무부에서 배임죄 개편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 입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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